양적 성장에 경도된 교회 물량주의가 성도들의 질적 성숙과는 반비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한 목회자의 발언이 주목을 받고 있다.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는 최근 교회가 펴낸 소식지에서 "교회는 성장했지만 세속적이고 세상적인 성도가 늘어나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찬수 목사는 '분당우리지(誌)' 1월호에서 "규모가 커지면서 교회 전체적으로 영적 감각이 무디어지는 것 같다"며 "교인 수는 늘어났는데, 정작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거듭난 성도는 몇 퍼센트나 될지 질문해 본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그린도전서 3장에 나오는 '육적 그리스도인'은 구원 받았다고 하지만 생각과 생활 태도가 여전히 세속적이고 세상적인 사람들을 가리킨다. 이런 성도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이 목사의 지적대로 현실 속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라는 세상 밖을 살아야 하지만 세상과 동화되다 못해 세상 보다 더 세속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정배 전 감신대 교수는 얼마 전 본지 10주년 기념 행사에서 이 시대의 교회 주소를 "이 시대 교회는 사고 팔리는 부동산이 되었고 드나드는 사람은 세속 축복을 좇는 불나방처럼 변했다. 누가 이런 교회를 부러워하겠는가? 우리가 주는 물에 누구도 목말라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한편 이 목사는 또 "새해 목회 계획 및 주요 사역 방향"에 대한 질문에 "경건과 영적 성장"을 꼽으면서 "교회 규모가 커지면서 물로 희석되어 가는 느낌이 든다. 가장 심각한 것은 영적 갈급함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분이 부족한 상태인데도 갈증을 느끼지 못하는, 감각이 마비된 상태"라며 "그래서 1, 2월에는 영적이고 신령한 것을 사모하라는 주제에 집중해 말씀을 전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영적 성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가 금식"이라며 "내년(2019년) 초에는 전 교인을 상대로 금식을 선포할 예정이다. 우선 3월 1~2일 순장들이 먼저 온전한 세끼 금식에 참여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 밖에 "분당우리교회가 사회복지에는 탁월하지만 선교나 전도에는 소극적이라는 평이 있다"는 물음에 이 목사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하신 일은 말씀 전하는 것과 멈춤 없는 복지사역이었다"며 "죄인과 함께 식사하고, 병 고치고, 배고픈 무리들을 먹이셨다"고 답했다.
아울러 "사회복지와 전도는 다양한 형태의 억압으로부터 피조물을 해방시키려는 주님의 양대사역이었다"며 "현재 우리복지재단 이웃사랑분과를 통해 하는 다양한 섬김이 성남지역에서 교회와 복음에 대한 벽을 허무는 많은 열매를 맺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찬수 목사의 세속적 성도가 늘었다는 발언을 두고 기독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그러면 세속적 목회자는 안 늘었느냐"는 반문이 나오고 있다. 세속적 성도가 늘어난 데에는 궁극적으로 세속적 목회자의 세속적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