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신임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한국교회연합(이하 한교연) 권태진 목사와 만나 통합을 위한 합의서에 서명하고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와 한교연 대표회장 권태진 목사가 31일 오후 한국기독교연합회관 한교연 대표회장실에서 만나 △2월 말까지 양 기관 통합에 서명하고 △이후 각 통합추진위원회를 통해 6월 말까지 통합한다는 내용이 담긴 '통합 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서에서 이들은 "한국교회가 나라와 민족의 희망이요 사회의 등불이었던 본연의 사명을 잊어버리고 근래에 와서 몇몇 지도자들의 이기심으로 분열되어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음은 심히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며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가 분열된 것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면서 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한편 이날 통합 합의서 작성은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와 이태희 목사가 한교연 사무실을 전격 방문한 데서 비롯됐다. 이들은 권태진 회장에게 통합 합의서에 서명해 줄 것을 요청했고 한교연 측은 선언적 의미 차원에서 서명으로 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광훈 목사의 이 같은 행보는 한기총 회원 교단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것으로 진행돼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전 목사는 30일 한기총 공청회에서 "연합기관들의 통합은 회원교단들의 의견을 수렴해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합의서 문구를 비롯해 공동 서명에 이르기까지 전 목사가 회원교단과 단체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일방적 행보를 보여 한기총 회원교단 관계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회원교단과 단체의 의견을 모아서 해야 하지만 대표회장이 일방적 행보를 하면서 아무런 의미도 없는 선언적 의미를 가진 통합 합의서를 만들어 서명하는 것은 회원교단 및 단체들을 기망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회원 교단 관계자는 전 목사의 과거 행적, 즉 대신 총회 사태를 언급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대표회장이 회원들의 뜻과 상관없는 행보를 보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교단도 아닌 연합기관에서 과거 대신총회에서 했던 행위를 하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