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성폭력 피해 심경을 담은 책 '미투의 정치학'이 지난 12일 출간됐다. 김지은씨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우리사회 곳곳에 심지어는 종교계까지 미투 운동의 방아쇠를 당겼다.
출판사 '교양인' 홈페이지에 따르면 김지은 씨는 이번에 출간한 책을 통해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개인도 조직도 모두 이기적일 뿐, 정의로움을 찾기 어렵다고 느꼈다. 조직을 앞세워 개인을 희생하거나, 오로지 개인만 남게 될 뿐이었다"라며 자신의 미투가 마지막이 되길 희망했다.
김지은 씨는 "내가 원한 건 이타적인 예민함이었다"면서 "마지막 희망을 품고,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 대선 캠프에 들어갔다. 그러나 성폭력을 당하고, 사람과 세상으로부터 스스로 격리됐다"고 적었다.
이어 "이 책에서는 미투 사건의 본질인 '위력'이 무엇인지를 다루고 있다. 집필 작업에 함께 참여했지만 끝내 원고를 담을 수 없었다"며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는 아직까지 법원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의 본질과 맥락·사실을 잘 다루고 있어 큰 위로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성범죄,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함께 이해하고 변화되었으면 좋겠다"면서 "'미투의 정치학'을 계기로 또 다른 가해자를 막고, 현재의 피해자를 위로할 수 있는 마법이 일어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지은씨 미투와 서지현 검사의 미투는 각각 정치계와 법조계 미투 운동으로 대사회적으로 미투 운동을 일으키는 상징적 미투 사건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지은씨는 최근 안희정 전 지사와의 법적 공방에서 자신의 피해 사실의 상당 부분을 인정 받기도 했다. 안 전 지사는 실형을 선고 받았다.
특히 서지현 검사의 경우 지난해 검찰의 권력과 위계에 의한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해 사회 각계의 미투 운동을 촉발시켰던 공로를 인정 받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주는 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교회협 인권센터 소장인 박승렬 목사는 서 검사를 수상자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인권보호에 앞장서는 건 현직 검사의 기본 덕목이라는 반론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서 검사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검사가 아닌, 여성 서지현에게 상을 줬다. 서 검사는 수 많은 여성들에게 힘과 용기를 부어줬고, 우리 사회가 나갈 지표를 제시했을뿐만 아니라, 그가 겪은 아픔을 위로하고 격려하고자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