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권태진 목사, 이하 한교연)이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한기총-한교연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한교연은 18일 오전 제8-2차 임원회의를 갖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이하 한기총)와의 기구 통합을 논의할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구성했다. 분열되어 있는 보수 교계 연합기구를 하나로 통합, 보수 대연합을 이루자는 취지다.
한교연 통추위에선 송태섭 목사(공동회장 한장총 대표회장)가 위원장을, 김효종(상임회장, 예장 호헌 총회장)·김동성(예장 대신 증경총회장)·박만수(예장 개혁개신 총회장)·김병금(서기) 목사가 위원을 맡는다.
앞서 양 기관 대표회장은 지난달 31일 만나 '상반기 내 통합'을 선언했었다. 당시 양측은 △2월 말까지 양 기관 통합에 서명하고 △이후 각 통추위를 통해 6월 말까지 통합하기로 약속했다.
이날 임원회에서 권태진 대표회장은 "(당시 한기총 전광훈 대표회장과) 한국교회가 하나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에 공감해 양 기관 통합 합의서에 서명하게 됐다"며 "이는 앞으로 법과 절차에 따라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선언적 의미"라고 밝혔다.
한교연 관계자는 "이번 만큼은 한기총과의 통합에 적극적인 분위기"라며 "우리가 그 동안 일관되게 요구해 왔던 것이 7.7정관이었는데, 마침 한기총 전광훈 대표회장도 여기에 동의하고 있다"고 했다.
전 대표회장은 최근 취임 전후 "한국교회 연합기관은 하나 돼야 한다. 그 중심에는 7·7 정관이 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해 왔다. 얼마 전 공청회에서도 "통합의 원리는 하나, 7.7정관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었다.
한교연 권 대표회장도 지난 15일 전 대표회장 취임식에 참석해 "전광훈 목사가 (한기총 한교연을)합치자 하시길래 그러자고 했다"며 "그런데 어떤 이는 '한 두 번 (통합하기로)사인했냐? 과거에도 해놓고 다 (무산됐다)'고 한다. 그러나 (통합하기로)사인한 것은 서로 진심이 통했기 때문"이라고 통합 의지를 나타냈다.
한편, 한기총 역시 오는 25일 이번 회기 첫 임원회의를 갖고 통추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하지만 한기총-한교연 통합에 우려 섞인 시선은 여전하다. 먼저 통합을 이룰 한 축인 한기총 전광훈 대표회장이 소송전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 현재 예장합동장신총회(총회장 홍계환 목사)는 직무정지가처분 및 선거 무효 소송을 준비 중이다. 소송에서 전광훈 목사가 직무정지를 당할 시 자연스럽게 통합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수 밖에 없다.
이 밖에 전광훈 목사의 과거 여성 속옷 발언과 지난해 11월에 이어 한기총 대표회장 당선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재확인한 문재인 대통령 간첩 발언 등은 대표회장 자격 논란을 사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광훈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 취임식에 즈음해 낸 보도자료에서 "한기총 대표회장으로서 1천안 유투브 시청자 조직을 한 달 안에 완성해 1천만 성도들이 전도하는 방법과 기독교인들의 삶을 가르쳐 1년에 백만 명 이상 부흥되는 한국교회가 되도록 기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전광훈 목사의 공약이 이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