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필리핀 가사도우미 갑질 의혹이 채 수그러들기도 전에 이명희 전 이사장의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가족에 대한 갑질 의혹이 제기됐다. 남편과 이혼 소송 중인 조현아 전 사장은 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조현아 남편 박모씨는 이에 더해 조현아 전 부사장이 아들을 학대하고 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은 아들 학대를 완강히 부인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변호인은 20일 복수의 매체를 통해 전달한 입장문을 통해 "신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자녀를 학대한 사실이 없다. 애정으로 최선을 다해 돌봐왔다. 박 씨가 알코올 중독증세로 잘못 기억한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허위로 주장했다"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조 씨는 결혼 생활 동안 남편 박 씨에게 최선을 다했으며 박 씨가 알코올과 약물에 빠져있지 않을 때는 다툰 적이 없다"라며 "남편의 알코올 및 약물 중독 문제, 아이들에 대한 무관심과 방치로 혼인 관계가 파탄났다"라고 했다.
이어 "박 씨는 결혼 전부터 공황장애를 앓고 알코올 중독 문제를 갖고 있었다. 혼인 이후에도 중독 증세가 심해서 3차례에 걸쳐 입원했다"라며 "특히 조 씨가 술을 먹지 못하게 하자 집 앞 복도 소화전에 몰래 소주를 숨겨두고 마시고 집 앞에 쓰러져 119에 신고된 적도 셀 수 없이 많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박 씨가 운영하는 성형외과 병원 근무 중에도 음주를 해서 운전기사들이 병원 근처 가게들에 박 씨에게 술을 팔지 말라고 부탁했다"라며 "자녀들 앞에서 이상증세를 보여서 어린 자녀가 박 씨의 이상증세를 눈치 챌 정도였다"라고 했다.
변호인은 "일방적 허위 주장으로 형사 고소 및 고발한 것은 이혼 위자료나 재산분할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라며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땅콩회항' 갑질 논란에 이어 가족을 상대로 폭언, 폭행까지 가한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해 네티즌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이고 있다. 상당수 네티즌들은 조현아 전 부사장을 포함한 한진그룹 오우너 일가의 일상화된 갑질에 제동을 걸 것을 촉구하며 이들의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2017년 조현아 전 부사장 모친 이명희 전 이사장에 제기된 갑질 의혹과 같은 맥락에 있는 프렌차이즈 갑질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언론위원회(아래 언론위, 위원장 이동춘 목사)는 「(주목하는)시선 2017」로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갑질과 몰락'을 선정한 바 있다.
교회협 언론위는 선정 배경에 대해 "약자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고 교만에 빠진 이 시대 '승리자'들에 대한 경고이자, 극심한 양극화로 치닫고 있는 사회시스템에 대한 환기, 이 시대 그릇된 '선민의식'과 '승리주의'에 대한 반성, 그리고 그에 대해 상당한 책임을 나눠야 할 한국교회에 대한 경종이 되고자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교회협 언론위는 또 "양극화로 대표되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갑질은 신계급사회 출현의 상징인 동시에 신계급사회 피라미드의 상부를 차지하게 된 자들이 가지는 그릇된 '선민의식'의 발현"이라면서 "인간의 나약한 심성을 파고드는 '갑질'의 전염성이 우리 사회를 더 덮치기 전에 '갑질'에 오염된 우리 스스로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