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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를 믿는 것 쉽지 않습니다

크리스찬북뉴스 서상진 편집위원(미래로교회 담임)

prayer
(Photo : ⓒ베리타스 DB)
▲기도하는 성도의 모습. 위 사진은 해당 글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어릴 적 교회 학교를 다니면서 제일 믿기 어려운 성경의 이야기는 앉은뱅이가 걷는 사건이었습니다. 2-3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그 때 전도사님의 설교가 베드로가 성전 미문의 앉은뱅이를 일으키는 사건을 전했습니다. 어릴 때 교통사고로 인해서 다리를 크게 다쳐본 경험이 있었던 나에게 그 사건은 매우 강하게 다가왔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리를 크게 다쳤기 때문에 걷는 것도 조금 불편했고, 무릎도 아팠습니다(지금은 괜찮습니다). 그래서 설교가 끝난 뒤 전도사님에게 나도 걷게 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나를 못 걷게 하면 성경의 그 사건은 거짓말이라고 했습니다. 그 때 전도사님이 저에게 한 말이 아직 기억에 납니다. '무조건 믿으면 되 상진아'

어릴 때부터 들어왔던 말은 무조건 믿으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무조건 믿으려고 해도 안 믿어지는 것을 어떻게 합니까? 교회의 신자에게 맹목적으로 믿음을 강조하는 것은 독선적입니다. 성경에 기록된 사건이 믿어지는 자에게는 그 믿음이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안 믿어지는 자들에게는 굉장히 괴롭고 어려운 일입니다. 믿음은 무조건 믿으라고 해서 믿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 속에서도 하나님께서는 그냥 믿으라고 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알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을 바로 알면 믿음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알라고 하시는 것은 믿음은 하나님에 대한 바른 지식, 하나님에 대한 바른 앎을 근거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을 모른 상태에서 우리에게 믿음이 들어오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믿음은 반 이성적인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때로는 믿음은 우리에게 초월적인 앎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이성을 뛰어 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에게 믿음의 헌신이 그렇습니다. 우리가 교회라고 하는 공동체에서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내가 가진 것을 내어 놓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예를 들면 헌금도 그렇고, 시간도 그렇고, 봉사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헌금이나 시간이나 봉사는 내가 한 만큼 나에게는 손해라는 사실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헌금과 시간의 헌신과 봉사를 하는 근거는 어디에 있습니까? 바로 우리의 믿음에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는 하나님의 사랑은 결코 이성적인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지혜는 초월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향한 사랑의 절정은 십자가입니다. 십자가 사건이 우리의 이성과 상식과 경험으로 이해가 되고, 믿어지는 사건입니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면 십자가는 무엇입니까?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되 초월적으로, 이성을 뛰어 넘는 사랑을 보이심의 상징이 바로 십자가입니다. 그 십자가에서 하나님은 사랑을 보여 주셨고, 그 십자가에서 하나님은 우리를 향한 공의로움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십자가는 하나님이 가지고 있는 초월적인 사랑과 공의가 만나는 상징과도 같은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런 십자가의 사랑과 공의를 행하심에 있어서 우리와 의논하지 않으시고, 단독으로 행하셨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곧 길이며, 진리며,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이런 과정을 알아감을 통해서 믿음이 들어오게 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내가 아는 만큼 믿고, 믿음만큼 알게 되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안타까운 것은 아무리 교회를 다녀도 믿음이 생기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과정을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도 믿을 때 쉽게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앎과 믿음 사이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을 향해 우리는 기다려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도와주어야 합니다. 나도 누군가가 기다려주고 도와주어서 오늘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믿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오늘 내가 이 곳에 서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이 글은 크리스찬북뉴스(http://www.cbooknews.com) 편집자칼럼에 게재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온라인이슈팀 newspaper@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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