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불교의 조계종을 방문했다. 당시 조계종은 '로마에 오면 로마법을 따르듯이, 절집에 오면 절집법을 따라야 한다'며 대웅전 참배를 요청했다.
이에 보수 교계를 대변하는 한국교회언론회(이하 언론회)는 최근 논평을 통해 "황 대표가 사찰에 참배 목적으로 온 것이 아니라면 본인이 원하지도 않는 참배를 요청하는 것은 본인에 대한 부당한 종교적 압력이면서 이웃 종교인 기독교에 대한 무례함이다"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언론회는 이어 "황 대표가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 것은 이미 불교계에서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일터, 굳이 '절집 법'을 운운하며,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종교의 자유'를 무시하는 것은, 우리 기독교에 대한 우월성이나 모욕을 주려는 태도는 아니었는지"라고 꼬집었다.
불교계 언론의 보도 행태를 놓고도 나무랐다. 앞서 모 불교계 언론은 "개신교 신자 황교안 대표, 합장하지 않고 허리 굽혀 인사"라는 자막을 내보내면서 "종교의 자유가 있는 만큼 개인적인 신앙이야 얼마든지 자유롭게 피력할 수 있지만, 국민의 민복인 공인으로서 이웃종교의 성지에 와서 당연히 그 예법을 따라야 하는데, 개인의 종교적 신념만을 고집스럽게 고수했다"는 요지의 보도를 했다.
이에 언론회는 "황 대표는 공인으로, 공적인 일로 조계종에 간 것이지 불교로 개종하거나 참배하러 간 것이 아니다"라며 "그런데도 이것을 강조하는 것은, 분명 불교계가 과거 '범불교대회'를 통하여 이명박 전 대통령을 길들이려(?) 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는 이런 식상하고, 전근대적인 모습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교가 이웃 종교의 독실한 신자에게 자신들의 예법을 강조해 신앙에 흠집을 내려는 시도는 자비의 정신이 아니라고 본다"면서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와 '신앙의 자유'가 있다. 이것을 무시한다면, 이는 종교 스스로 국민의 기본권과 국가의 질서를 뒤흔드는 좋지 못한 모습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언론회의 이 같은 논평에 누리꾼들의 다양한 반응도 눈길을 끌고 있다. 누리꾼들은 "로마법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는게 상식이다. 황교안 전도사는 신앙의 융통성이라는 것이 없어 보인다" "합장을 하고 말고 참배를 하고 말고는 자신의 신앙에 따른 신념으로 거부할 수 있다고 본다" "엄연히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사회에서 불교 공간을 구분 짓고 종교 강요하는 행위는 기독교 미션스쿨에서의 종교 강요 행위와 비교해 볼 때 도찐개찐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