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순례자 엄영선씨 예멘피랍 사망

▲ 예멘에서의 고 엄영선 씨 ⓒ엄영선 개인 블로그 
지난 12일 예멘 북부 사다에서 실종된 한국인 엄영선(여, 34)씨가 차가운 주검으로 15일 발견됐다. AP 통신 등은 이날 국제구호단체 월드와이드서비스 소속이었던 그녀의 행방에 “사자지역 동부의 엘 나수르 마을 인근 산악지대에서 목동들에 의해 (엄영선씨 시신 등이)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작년 8월부터 사다에 거주하며 의료 봉사 활동을 하는 한국인 의사들을 도와 이들의 자녀들을 가르치며 보살펴 온 엄 씨는 예멘에서의 생활을 ‘I am a PILGRIM, a travelling soul!’(나는 순례자, 여행하는 영혼)이란 개인 블로그를 통해 알려왔다.

이 블로그의 최신 글에서 예멘의 불안정한 치안 상태를 우려했던 그녀는 스스로 안전에 각별히 주의하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평균 한달에 한, 두번 꼴로 예멘에 납치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며(there's been several kidnapping among foreigners(about 1 or 2 cases per month) “우리는 종종 수도 사나를 여행할 때면 항상 당국의 보호를 요청한다”(We often have to travel to Sanna which is the capital that we always ask HIS protection)고 했다.

앞서 작년 10월 예멘에 도착해 지금까지 잘 적응하고 있다며 “세은이란 착한 소년을 가르치게 돼 즐겁다. 하나님께 감사한다”는 말도 남겼다. 특히 엄 씨는 이 글에서 오는 8월 입국할 계획과 연말 터키 행에 관한 계획을 언급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예멘 당국은 엄 씨 등을 납치 살해한 배후로 말락 알 후티(Huthi)가 이끄는 이슬람 시아파 무장세력 '후티 자이디'를 지목했다.

지난 2004년 경제적, 종교적 차별 철폐를 외치며 중앙 정부를 상대로 무장 봉기를 일으킨 이 단체는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외국인들을 상대로 납치극을 벌여왔다.

실종된 12일 당시 '와디'로 산책을 떠난 엄 씨와 외국인 가족들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들 무장단체에게 납치,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선 현재 ‘예멘에서 희생된 우리 국민의 명복을 빕니다’는 제목의 추모 서명의 글이 올라와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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