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시간, 12월입니다. 힘차게 달려온 한 해의 끝자락에서 다가오는 새해를 준비하는 때입니다. 교회력으로는 대림절로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을 기리며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설레임의 시간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신 사건은 은혜를 넘어서는 은혜입니다.
사람이 죄인으로 전락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구원하시기 위한 길을 여셨습니다. 바로 제사와 율법입니다. 제사는 죄인인 인간 대신에 다른 희생물이 죽어 주는 것이고 율법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지켜야 하는 하나님의 법입니다. 희생제사와 율법의 준수를 통해 인간은 죄를 용서받고 주님께로 나아 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열어 주신 은혜의 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은혜를 은혜로 받지 않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마음이 담기지 않은 제사생활을 했고 율법은 그 의미를 지키지 않고 법조문의 해석에만 매달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은혜로 주신 율법이 사람을 정죄하는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은혜로 열린 길을 인간 스스로 막아 버린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막힌 길을 다시 열기로 작정하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하늘의 보좌를 버리시고 낮은 땅 위에 오셨습니다. 이 땅에 오셔서 죄인들을 용서하여 주시고, 악한 영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서 악한 영을 쫓아내시고, 아파하고 신음하는 사람들을 고쳐주시고, 외롭고 서러운 사람들을 안아주시며 평안을 주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심으로 하늘에는 영광이 되고 땅에는 평화가 임했습니다. 그래서 은혜 위에 은혜입니다. 앞서서 허락하신 제사와 율법을 통한 은혜보다 더 큰 은혜입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아들을 보내셨기 때문입니다.
은혜 위에 은혜로 이 땅에 오신 주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를 사하셨습니다. 히브리서는 그 사실을 이렇게 말씀합니다. "이 뜻을 따라 그리스도의 몸을 단번에 드리심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거룩함을 얻었노라 제사장마다 매일 서서 섬기며 자주 같은 제사를 드리되 이 제사는 언제나 죄를 없게 하지 못하거니와 오직 그리스도는 죄를 위하여 한 영원한 제사를 드리시고 하나님 우편에 앉으사"(히 10:10-11) 이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죄를 용서받고 하나님께로 가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요한복음은 그 사실을 분명하게 선언합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 3:16)
은혜 위에 은혜로 오신 주님은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사랑을 베풀어 주십니다. 이 위로와 사랑은 주님의 말씀을 통해서 그리고 교회와 성도들을 통해 나타납니다. 우리 교회와 성도들이 주님의 사랑과 위로의 통로된 사명을 잘 감당하기를 바랍니다. 또한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로 변화 받고 희망찬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주님은 어둠을 밝히시는 희망의 빛이시기 때문입니다. 은혜 위에 은혜로 우리에게 다가 오시는 주님을 설레임으로 기다리는 대림절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