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작가 키에르케골은 어느 날 밤에 한 백화점에 침입한 어떤 강도에 관한 비유를 들려줍니다. 이 강도는 백화점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는 대신에, 놀랍게도 모든 가격표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백화점에 출근한 점원들과 고객들은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다이아몬드 목걸이에는 천 원짜리 가격표가 붙어 있었고, 싸구려 액세서리에는 백만 원짜리 가격표가 달려 있는 것이었습니다.
키에르케골은 우리에게, "복음은 마치 이 강도와 같다" 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 복음은 우리의 가격표를 모두 바꾸어 놓습니다.
- 복음은 흑을 백이라, 백을 흑이라 부릅니다.
- 복음은 우리에게 원수를 사랑하고 그들을 미워하지 말라고 합니다.
- 복음은 우리의 왼 뺨을 치는 자에게 우리의 오른 뺨도 돌려대라고 말합니다.
- 복음은 궁핍한 사람에게 넉넉하게 주되, 우리가 그런 일을 했다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말씀합니다.
- 복음은 우리가 다른 사람의 약점이나 잘못을 알았을 때에도 그들을 쉽게 판단하거나 정죄(定罪)하지 말라고 말씀합니다.
- 복음은 음탕한 눈으로 다른 사람을 쳐다본다면, 차라리 그 눈을 빼버리는 것이 낫다고 말씀합니다.
- 복음은 다른 사람들의 죄와 잘못에 대해 분노하거나 미움을 갖지 말고 오히려 용서하라고 말씀합니다.
- 복음은 미래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새(鳥)처럼 자유롭게 살라고 말씀합니다.
이처럼 복음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 세상적 가치관을 근본적으로 뒤집어엎으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참고, 롬 12:1).
※ 이 글은 류호준 백석대 은퇴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