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하나님을 향한 마음의 나침반

정태기 목사/ 크리스찬치유상담연구원 원장

하나님께서 매년 새해마다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이 있다. 1년 365일이라는 시간, 즉 인생여행을 위한 시간이다. 우리의 여정은 정해진 것이 아니다. 매일매일의 결단에 따르는 선택의 과정인 것이다. 때로 우리는 하나님의 뜻에 맞는 여행을 할 수도 있고, 탕자처럼 헛된 여행을 할 수도 있다.

영성훈련 과정에, 한 달간의 상상여행 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상상 속에서 떠나는 여행이다. 편안한 자세로 앉거나 누워서 눈을 감은 뒤 한 달 동안의 여행을 떠난다. 이 여행에서는 이 세상 어디에도 갈 수 있고 돈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그냥 마음껏 여행을 하다가 돌아오면 되는 것이다.

이때 사람들의 여행 행로는 각양각색이다. 코끼리를 타고 아프리카를 신나게 여행하고 오는 사람도 있고, 마음에 억눌림이 있어 여행을 즐기지 못하고 돌아오는 사람도 있다. 또는 방 밖으로 나가 보지도 못한 채 여행 시간을 마쳐 버리는 사람도 있다.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다. 주어진 삶을 낙천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고, 창살 없는 감옥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가 하면 하루하루를 고행하듯이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인생의 값진 여행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삶의 열매를 맺고자 애쓰는 사람들의 몫이다.

버려진 아이를 데려다 기르는 어느 중년 부부의 이야기다. 그 아이는 지체장애아였다. 친부모도 버린 아이였다. 그러나 두 부부는 이 아이를 정성스럽게 키웠다. 세월이 흐르면서 아이와 씨름하는 수고만큼의 정이 쌓여 갔다. 아이를 고쳐 보려고 부부는 유일한 생계 수단이던 택시까지 팔았다. 그러나 아이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생계가 막연해진 그들은 60이 넘은 나이로 막노동에 나서야 했다.

이쯤 되면 사는 것이 팍팍하다고 느낄 법도 한데 그들은 의외로 무척 밝아 보였다. 그들이 맛본 지상에서의 최고의 행복감은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들을 그 같은 고난 속에 몰아넣은 그 장애인 아들을 통해서였다.

어느 날 그 아들이 그들 내외를 껴안으며, 우리식구 라고 떠듬거리며 말했던 것이다.

날품팔이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흔히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이 있을 이 없다. 그러나 그들은 많은 것을 소유한 사람들보다 더욱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마음으로 바라보는 넓은 세상, 아무도 가로막을 수 없는 넓디넓은 또 하나의 세상이 그들 가슴속에 있기 때문이다.

천상병 시인도 욕심 없이 살다 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내나 혹은 친구들이 집어주는 단돈 몇 푼만으로도 삶을 즐긴 사람이었다. 그에게는 자식도, 돈도 없었다. 그는 동백림 사건 때 억울한 누명을 쓰고 폐인이 될 정도로 고문을 받아 심신이 온전치 못한데 되었다. 그 때문에 수개월 동안 시립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그런데도 그는 언제나 좋다, 참 좋다. 라는 말을 진심으로 하곤 했다.

귀천 이라는 시에서 그는 이 세상에서의 삶을 소 에 비유하였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닿으면 스러지는
아침 이슬 더불어 손에 손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아름다운 여행은 아름다운 목적이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설정한 목표가 올바른 방향에 있다면 가는 길도 또한 올바르다. 인생의 목표는 비행기의 나침반 같은 기능을 한다. 서울을 출발해서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는 서울 상공에서 미국을 향해 나침반을 고정시켜 놓는다. 그리고 그곳을 향해 날아간다. 프랑스나 모스크바를 향해 떠나는 비행기도 마찬가지이다.

이스라엘 민족이 애굽을 떠나 광야 40년을 여행할 수 있었던 비결도 낮에는 구름기둥, 밤에는 불기둥으로 그들을 인도해 주신 하나님의 사람에 있었다. 이스라엘 백성을 이끈 마음의 나침반은 하나님의 사랑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마음이 나침반도 하나님께 고정되어 있어야 바른 인생의 길을 갈 수 있다. 광야 생활 40년은 인간의 힘으로는 견뎌내기 어려운 시련의 세월이었으나, 이스라엘의 나침반의 하나님께 고정되어 있었기에 가능했던 수련의 과정이기도 했다.

다니엘은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가서 다리오의 신하가 되었다. 그는 왕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개인의 영달을 꾀하기보다는 하나님 앞에 자신의 마음을 고정시켜 놓았다. 그는 그에게 닥쳐올 위험을 아랑곳하지 않고 매일 예루살렘 성전을 향한 창문을 열고 세 번씩 기도하였다. 그러한 신앙 때문에 그는 사자 굴에서도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살아 나올 수 있었다.

이 힘은 하나님이 주시는 힘이다. 마음의 나침반이 하나님을 향하고 그의 뜻을 따라 살아갈 때 하나님께서 부여해 주시는 힘이다.

사업에 성공하고 사회적 명성도 얻은 40대 중반 남자의 이야기다. 그런데 그의 인생은 너무나 피곤했다. 가정은 평온할 날이 없었다. 가족들은 서로의 가슴에 비수를 들이대며 으르렁대었다. 그러던 중 그는 어느 기도 모임에서 예수님을 알게 되었다. 그가 고백한 내용이다.

내 삶을 자동차에 비유한다면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는 안간힘을 쓰며 맨손으로 차를 미는 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제 자신이 엔진을 작동하며 신나게 차를 몰고 가는 느낌입니다.

삶에 지치고 무기력해지든 마음의 나침반을 하나님께 맞추라. 그러면 새롭게 깨어나는 자신의 모습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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