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NCCK ‘12월 주목하는 시선’에 전광훈 목사 질주 선정

“저주와 광기의 언어를 내뿜는 독사의 자식이 더 어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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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 대로에서 열린 국민대회에 등장한 전광훈 목사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계속해서 거침 없는 발언을 이어나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언론위원회(언론위, 위원장 권혁률)는 12월의 ‘(주목하는) 시선'으로 ‘정교 한통속, 전광훈의 질주'를 선정했다.

아래는 NCCK 언론위가 밝힌 선정 취지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은 천국보다는 청와대와 더 가까운 목사다. 천국에 이르는 길보다 청와대 가는 길목과 더 가까운 그를 ‘목사'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공자의 정명론을 따르자면, 그에게는 ‘목사의 탈을 쓰고 저주와 광기의 언어를 내뿜는 독사의 자식'이 더 어울릴 것이다.

일찍이 "‘전광훈 현상'은 한국의 분단냉전 권력정치체제와 결합된 종교의 사회정치적 일탈행동"이라고 규정한 바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그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진리를 떠나 정치권력과 결탁하여 거짓과 술수로 대중을 선전선동하며 기득권을 누리려는 자들을 ‘회 칠한 무덤',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질타하셨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제공하는 ‘빅카인즈'에서 키워드 검색을 하면 ‘전광훈'이라는 인물(종교인)로 검색하면 ‘사회>사건>사고'로 통합 분류된다. 그 하위 분류는 ‘범죄>폭행', ‘사회갈등>시위' 등이다. 전광훈 복사는 종교인에게 연상되는 ‘화해'나 ‘평화'와는 담을 쌓은 지 오래이다. 대중에게 그는 더 이상 ‘목사'가 아닌 것이다.

빅카인즈에서 그의 이름으로 ‘관계도 분석'(분석 뉴스에서 추출된 개체명 사이의 연결 관계를 네트워크 형태로 시각화한 서비스)을 해보면, ‘광화문'과 ‘청와대' 그리고 ‘대통령'이 ‘하나님'보다 앞에 있다. 분석 뉴스와 연관성이 높은 키워드를 글자 크기로 시각화하여 보여주는 ‘워드 클라우드' 방식으로 연관어 분석을 해도 그는 ‘하나님'보다 ‘청와대'가 더 가깝다.

개신교 내부에서도 그는 ‘신성모독의 이단'으로 분류된다. 전광훈 목사는 지난 10월 유튜브 ‘너알아TV'에서 이른바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발언으로 신성모독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런 ‘성령 팔이' 행각에 대해 〈목사 사용설명서〉의 저자 김선주 목사는 ‘의사 기독교(Pseudo Christianity)'에 기반한 종교 포르노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한국교회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는 신성모독 발언이라며 해명을 요구했다. 교계 원로들도 "정치적 이단 사설"로 규정하고 "한국 기독교 교회를 오로지 수치의 대상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지난 10월말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개신교인 1000명과 비(非)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2019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조사'에 따르면, 그의 언행과 관련 응답자의 64.4%가 ‘전광훈 목사가 한국 교회를 대표하지도 않고, 기독교 위상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22.2%는 우려를 표했다. 전 목사의 언행에 동의한다는 응답은 13.4%에 불과했다.

이처럼 전 목사의 언행은 국민의 상식은 물론, 다수 기독교인의 선량한 의지와는 동떨어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문재인 퇴진 집회를 이끌면서 광화문 집회 현장에서만큼은 ‘우파의 아이콘'이 되었다. 전 목사의 언행에 동의한다는 응답자 13.4%의 존재가 그의 기행을 이끄는 힘인 셈이다.

전 목사는 그동안 불법과 합법을 넘나들며 교도소 담장 위를 걸어왔다. 그는 이미 징역형(집행유예)과 벌금형을 받은 ‘전과자'이다. 그런데도 반성은커녕 날마다 반복되는 구업(口業)과 공권력에 대한 폭력 행사로 새로운 ‘전과'를 쌓아가고 있다.

급기야 경찰은 성탄절 다음날 전 목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10월 열린 보수단체 집회에서 불법 폭력 행위에 개입하고 이를 주도한 혐의다. 전 목사는 집시법 위반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이외에도 내란 선동과 불법 기부금 모금 등 여섯 가지 혐의에 대해 수사를 받고 있다. 그의 언행은 얼핏 보면 즉흥적이고 엽기적으로 비치지만, 그의 행적을 되짚어 보면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임을 간파할 수 있다. 그의 행적을 되짚어 그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전광훈 목사는 ‘정교(政敎) 한통속'을 꿈꾸는 ‘정치꾼'이다.

지난 1월 그가 한기총 회장에 당선되었을 때의 취임 일성도 ‘기독교 입국론'이었고, 그가 회장에 취임해 맨 먼저 맞아들인 외부 인사는 황교안 대표였다. 전 목사는 "현 정부는 이승만 대통령이 기틀을 다진 ‘기독교 입국론'이라는 대한민국 설계도와 거꾸로 가고 있다"며 "한국교회 1,200만 성도들은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 전 목사는 황교안의 ‘선배 정치인'이다. 그는 이미 2011년 기독자유민주당을 창당해 정치에 뛰어들었다. 그가 한기총 대표회장 취임 후, 황 대표를 첫 외부인사로 맞이할 만큼 둘은 ‘찰떡궁합'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전광훈과 황교안의 머릿속은 ‘일란성 쌍둥이'라고 할 만큼 일치한다.

그가 회장에 취임한 이후 한기총 홈페이지에 등록된 게시물을 취합해 반복된 키워드를 추출해 형태소 분석을 해보니, 놀랍게도 ‘대한민국'(56회) ‘국민'(47회) ‘자유'(47회) ‘우리'(45회) ‘언론'(42회) ‘대통령'(41회) 순이었다. ‘목사'나 ‘한기총' 같은 빈도수 높은 단어는 제외한 것이지만 역시 ‘하나님'(25회)은 이번에도 후순위였다.

NCCK 언론위원회는 <주목하는 시선> 2019 6월의 시선으로 ‘황교안 대표의 머릿속에는 뭐가 들어 있을까?'를 선정한 바 있다. 당시 황교안 대표의 발언에서 최다 언급된 단어는 ‘우리'(116회)였으며 ‘국민'(54회), ‘생각'(43회), ‘경제'(41회), ‘정당'(37회),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흔히 판사는 판결로 말하고 목사는 설교로 말한다고 한다. 그의 설교를 분석해보면 그는 이미 목회자와는 거리가 먼 정치꾼이다.

정교 분리는 오랜 기간 인류가 겪은 ‘정교 한통속'의 폐단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인류는 샤머니즘 시대에는 신탁이라는 이름으로, 중세에는 교황의 이름으로 신을 빙자한 살육과 종교전쟁을 경험했다. 절대군주 시대에는 왕의 이름에 신의 권위를 더해 왕권신수설을 만들어 정치권력을 시녀화했다.

‘정치꾼 목사'는 더는 목자가 아니다. 그의 행보는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마6:33)는 예수님의 명령과 상관이 없다. 그는 현재 온갖 소음과 쓰레기로 맹학교에 다니는 어린 양들의 귀까지 멀게 하는 ‘목사의 탈을 쓴 범법자'일 뿐이다. 그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참회'와 ‘영적인 보청기'가 아닐까싶다.

이활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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