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슈가맨을 찾아서(Searching for Sugar Man)>는 가수 '시스토 로드리게즈'의 이야기입니다. 디트로이트의 한 술집에서 한 무명 가수가 소울이 가득한 멜로디와 시적인 가사로 당대 최고 음악 PD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후 PD는 성공을 장담하며 유명한 음반사를 통해 무명 가수의 음반을 제작했습니다. 하지만 평단의 극찬에도 불구하고 음반은 고작 6장 팔렸고, 두 번째 음반은 그보다도 적게 팔렸습니다.
그 후 무명의 가수는 끔찍한 사고로 죽었다는 소문만 남긴 채 무대에서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그의 음반이 인종차별로 유명한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흘러 들어갔고, 남아공 젊은이들은 그의 노래에 열광했습니다. 이에 노래의 위험성을 감지한 남아공 정부가 노래를 금지곡으로 지정했지만 음반은 50만장 이상이 팔리는 등 더 널리 퍼져나갔습니다.
그 와중에 수수께끼 같은 무명 가수의 죽음을 궁금해 하던 남아공의 열성 팬이 자신들의 영웅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수년에 걸친 추적에 나섰습니다. 결국 그들은 죽은 줄 알았던 무명 가수가 자신이 남아공 최고의 슈퍼스타라는 사실도 알지 못한 채 평범한 건설 노동자로 살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후 그는 알지도 못하는 자신을 수십 년간 사랑해준 팬들이 만들어 준 무대에서 공연을 하게 됩니다.
부패하고 타락한 유다의 멸망을 내다보았던 유다의 예언자 예레미야는 예루살렘이 바빌로니아에 의해 점령당하고, 예루살렘 시민들은 전쟁과 기근과 염병으로 죽을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부패하고 타락한 유다의 귀족들은 "이 사람은 참으로 이 백성의 평안을 구하지 않고, 오히려 재앙을 재촉하고 있다."며 그가 이런 말로 군인과 백성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사형에 처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잘못과 부패와 타락을 바로잡지 못한 유다는 예레미야의 예언대로 바빌로니아에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체코의 종교개혁자 얀 후스는 성서를 믿음의 유일한 권위로 여기며 성서의 가르침에 반하는 가톨릭교회의 부패와 타락을 비판하다가 교황 요한 23세에 의해 파문당하고 4년 후에 화형에 처해졌습니다. 하지만 얀 후스보다 꼭 111년 후에 태어난 독일의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얀 후스와 마찬가지로 성서를 믿음의 유일한 권위로 믿으며 가톨릭교회의 면벌부 판매와 부패와 타락을 비판하다 파문당하지만, 결국 살아남아 종교개혁을 성공시켰습니다. 또 가톨릭교회는 이후 트리엔트공의회 등을 통해 스스로 개혁을 추진하므로 가톨릭 신앙을 다시 일으켰습니다.
'예레미야', '시스토 로드리게즈', '얀 후스', '마틴 루터'의 예에서 보듯 보통사람과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은 종종 이단아로 취급받습니다. 때문에 보통사람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고독하고 외로운 법입니다. 하지만 로드리게즈처럼 훗날 재발견되기도 하고, 예레미야처럼 박해를 당하는가 하면, 후스처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도 하고, 루터처럼 상대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도합니다.
역사의 새로운 문은 연 사람은 이렇듯 보통사람과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우리와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을 무조건 비판하는 것은 조심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 다름이 무엇을 위한, 또 누구를 위한 다름인지를 분별하는 것입니다.
※ 이 글은 박경양 목사(평화의교회 담임)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