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앞두고 광화문집회의 반공 정치세력화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광훈 목사는 설명절 당일인 지난 25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중심으로 하여 광화문집회를 정치세력화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집회에서 자유한국당과 결별을 선언한 전 목사는 "기도하다가 큰 결단을 내렸다. 총선에서 김문수 전 지사를 대장 삼고 광화문 광장을 정치화시켜, 200석을 만들어 문재인을 끌어낼 것"이라며 "이 안에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할 사람도 얼마든지 있다"고 했다.
앞서 자한당에 대한 비판도 빠트리지 않았다. 전 목사는 자유한국당이 공수처법 등 "3대 악법"이 통과되는 것, 해리스 미국 대사 콧수염 뽑기 집회가 열리는 것 등을 막지 못했고 또 "광화문 집회와 거리를 두려 한다"면서 "싸움도 못하면서 다시 공천을 받아서 4년 더 국회의원하려고 하느냐? 이대로는 총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없고, 그러면 나라가 북한에 넘어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한당 108명 국회의원이 적은 숫자인가? 민주당은 70석 있을 때도 마음대로 다 했다. 그러나 지금 자한당에는 나라를 위해 죽으려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아울러 전 목사는 "이제 시민단체들은 사명을 다 했다. 광화문에서도 서초동에서도 완벽히 승리했는데 왜 정치는 지느냐"며 "자유 우파에 경쟁자가 없어서 자한당이 일도 안 하고 싸움도 안 하고 정권도 나라도 넘겨준다. 우리가 이승만과 같은 결단을 통해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했다.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김문수 전 지사도 연단에 올라 "자한당이 안철수와 유승민 등과는 통합하자고 하면서 광화문에는 나오라 해도 안 나온다"며 "중도로 확장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3년간 이곳에서 눈비를 맞으며 피눈물을 흘린 여러분을 빼고 대통합이 가능한가? 태극기와 십자가를 빼고 누구와 무엇을 위해 통합을 하겠다는 건가? 그래 놓고 과반이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김 전 지사는 "이런 거짓말에 속을 수 없다. 문재인과 확실히 싸울 정당이 필요하다"며 "자한당 의원들이 세비를 타고 보좌관을 거느리면서 문재인과 사이좋게 잘 지내고 날치기에 당하는 것을 더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태극기와 십자가를 들고 4.15 대승리를 향해 나아가자"고 역설했다.
전 목사를 중심으로 한 광화문집회의 반공 정치세력화가 가시화되면서 교계 안팎의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심지어 이날 집회 현장에서도 광화문집회의 정치세력화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표출되기도 했다. 연단에 올랐던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는 "정치는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순수한 시민운동으로 남자"고 충고했다.
세속 권력을 좇는 교회의 정치 행위에 대해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는 얼마 전 한 라디오 방송에서 "(교회가)현실에 참여하되 현실에서 약한 자를 돕고 정의를 추구하고 평화를 이룩하는 그런 정치를 해야한다"며 "권력을 추구하는 정치는 아주 하급 정치다. 그리고 종교가 그런 하급 정치를 할 수 없고 특별히 기독교는 그렇게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