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가짜뉴스가 온라인상에서 득세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그 중에는 중국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운운하는 개신교발 가짜뉴스도 포착되고 있는 상황이다. 징벌론은 '죄와 벌'의 기독교 근본주의에 입각한 관념인데 중국이 기독교를 탄압한 죄 때문에 하나님이 역병으로 심판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자연 재해 등에 대한 한국교회 심판론의 기원은 지난 2005년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의 서남아시아 쓰나미 심판 설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 목사는 서남아시아 쓰나미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겨냥해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쓰나미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 아체와 인도의 첸나 등이 예수를 믿지 않고 기독교를 핍박했다는 이유?도 빠트리지 않았다.
이러한 근본주의 심판론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지난 2015년 네팔 지진과 메르스 사태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당시 네팔은 혼합종교를 믿어서 메르스는 이슬람 할랄 사업 때문에 하나님의 징벌을 받은 것이라는 설이 돌았다.
하나님의 뜻을 운운하는 개신교발 가짜뉴스 확산 조짐에 지형은 목사(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는 31일 목회서신을 통해 하나님의 뜻에 대한 자의적 해석의 위험성을 경고해 눈길을 끌었다.
지 목사는 "하나님의 뜻을 개인이 쉽게 단정하지 말자"며 "이번 감염증을 두고 페이스북 등에서 하나님의 심판 운운 하는 글도 있다. 중국 당국이 선교사들을 추방하며 기독교를 박해하는 것에 대한 하나님의 형벌이라는 것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중국이 기독교를 박해하는 것은 우리 기독교의 입장에서 보면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두말 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상황을 하나님의 형벌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 어떤 어려운 일이 벌어졌을 때 그에 관하여 비방 비난하며 부정적으로 단정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태도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역사적으로 보면 어떤 개별 사건 특히 부정적인 사건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해석하면서 남을 정죄하는 것은 언제나 기독교 선교를 가로막았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