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철학자 김형석 명예교수가 지난 7일 한 중앙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교회 헌금 제도를 지적하며 "가끔 사람들이 '십일조를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물어온다. 나는 구속받지 말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종교의 교리를 통해서 인간은 자유로워질 수가 없다. 교회를 통해서도 마찬가지다. 인간이 자유로워지는 건 진리와 하나님 나라를 통해서다. 만약 그게 없다면 기독교가 아니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개신교 신자이면서도 교회주의를 거부하는 그는 시종일관 교회의 교리를 비판하며 교회가 교리가 아닌 진리 안에 머물러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그에 의하면 교리는 경전의 문자에 구속되는 성향을 가리켰다. 그는 최후의 만찬에 예수가 제자들의 발을 씻겨 준 본문을 놓고 "예수의 발 씻는 일화는 사실일까, 아닐까. 이것만 따지고 있으면 종교가 교리가 된다"고 밝혔다.
반면 종교가 진리가 되는 방법에 대해서는 "마가의 다락방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준 건 상징적인 의미다. 예수님께서는 그보다 더한 것도 해주신다고 했다. 그러니 거기에는 예수의 마음이 있다. 그날 밤에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던 그 마음이다. 그 마음을 아는 게 진리다. 그 마음을 알 때 우리는 신앙을 크게 받아들이게 된다. 설령 예수님이 발을 씻어주지 않았다 해도 상관이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개신교 신자들이 구속을 받고 있는 십일조 문제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김형석 교수는 "만약에 예수님께서 나에게 1억 원을 주시면서 '이걸 나 위해 써달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마 처음에는 거절하지 싶다. '저는 그 귀한 돈을 쓸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 맡기십시오.' 그래도 '아니야, 네가 맡아서 써'라고 하시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여러 가지 생각을 하지 싶다. 그래도 예배당 짓는 데는 그 돈을 쓰지 않을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왜냐하면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는 아이들이 있지 않나. 먼저 거기로 갈 거다. 다음에는 돈이 없어 굶주리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거기로 갈 거다. 그래도 만약 돈이 남는다면 교회에 헌금하지 않을까. 사람들이 십일조에 대해서 물을 때 나는 이렇게 답한다. '구속받지 마라. 내가 받은 돈의 10분의 1일 이웃을 위해 쓰는 게 중요하다'고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그는 "양심적으로 살아도 기독교를 안 믿으면 지옥 간다"는 교리적 태도에 대해서도 "그런 사람들이 지옥에 간다고 말하는 건 기독교가 가진 독선이다. 예수님은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하늘나라에 가는 것이 아니다. 내 뜻대로 사는 자라야 하늘나라에 간다'고 하셨다. 미안한 말이지만 무책임한 말을 하는 목사님들이 있다. 생각해보라. 누가 천국에 살겠는가. 예수님 마음이 있는 사람이 천국에 사는 거다. 그럼 누가 지옥에 살겠는가. 예수님 마음이 없는 사람이 지옥에 사는 거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