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100세 철학자 김형석, "가끔씩 사람들 십일조 물어와"

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회 헌금 제도 지적

money
(Photo : ⓒpixabay)
▲가끔씩 사람들이 물어온다. "십일조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100세 철학자 김형석 명예교수가 지난 7일 한 중앙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교회 헌금 제도를 지적하며 "가끔 사람들이 '십일조를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물어온다. 나는 구속받지 말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종교의 교리를 통해서 인간은 자유로워질 수가 없다. 교회를 통해서도 마찬가지다. 인간이 자유로워지는 건 진리와 하나님 나라를 통해서다. 만약 그게 없다면 기독교가 아니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개신교 신자이면서도 교회주의를 거부하는 그는 시종일관 교회의 교리를 비판하며 교회가 교리가 아닌 진리 안에 머물러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그에 의하면 교리는 경전의 문자에 구속되는 성향을 가리켰다. 그는 최후의 만찬에 예수가 제자들의 발을 씻겨 준 본문을 놓고 "예수의 발 씻는 일화는 사실일까, 아닐까. 이것만 따지고 있으면 종교가 교리가 된다"고 밝혔다.

반면 종교가 진리가 되는 방법에 대해서는 "마가의 다락방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준 건 상징적인 의미다. 예수님께서는 그보다 더한 것도 해주신다고 했다. 그러니 거기에는 예수의 마음이 있다. 그날 밤에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던 그 마음이다. 그 마음을 아는 게 진리다. 그 마음을 알 때 우리는 신앙을 크게 받아들이게 된다. 설령 예수님이 발을 씻어주지 않았다 해도 상관이 없다"고 역설했다.

kimhyungsuk
(Photo : ⓒ사진= 베리타스 DB)
▲100세 철학자 김형석 명예교수

이어 개신교 신자들이 구속을 받고 있는 십일조 문제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김형석 교수는 "만약에 예수님께서 나에게 1억 원을 주시면서 '이걸 나 위해 써달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마 처음에는 거절하지 싶다. '저는 그 귀한 돈을 쓸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 맡기십시오.' 그래도 '아니야, 네가 맡아서 써'라고 하시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여러 가지 생각을 하지 싶다. 그래도 예배당 짓는 데는 그 돈을 쓰지 않을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왜냐하면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는 아이들이 있지 않나. 먼저 거기로 갈 거다. 다음에는 돈이 없어 굶주리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거기로 갈 거다. 그래도 만약 돈이 남는다면 교회에 헌금하지 않을까. 사람들이 십일조에 대해서 물을 때 나는 이렇게 답한다. '구속받지 마라. 내가 받은 돈의 10분의 1일 이웃을 위해 쓰는 게 중요하다'고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그는 "양심적으로 살아도 기독교를 안 믿으면 지옥 간다"는 교리적 태도에 대해서도 "그런 사람들이 지옥에 간다고 말하는 건 기독교가 가진 독선이다. 예수님은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하늘나라에 가는 것이 아니다. 내 뜻대로 사는 자라야 하늘나라에 간다'고 하셨다. 미안한 말이지만 무책임한 말을 하는 목사님들이 있다. 생각해보라. 누가 천국에 살겠는가. 예수님 마음이 있는 사람이 천국에 사는 거다. 그럼 누가 지옥에 살겠는가. 예수님 마음이 없는 사람이 지옥에 사는 거다"라고 밝혔다.

이지수 newspaper@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