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집회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주말 전광훈 목사(한기총 대표회장)가 주도하는 대규모 광화문 집회가 그대로 강행됐다. 이들은 서울시의 광화문 집회 금지 조치에 되려 "집회의 자유를 탄압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22일 전 목사는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바이러스 사건도, 그 출처가 중국이라면 전 세계 132개 나라가 중국인들의 출입을 금지하는데 대한민국도 당연히 중국 관광객을 당분간 막아야 할 것이 아닌가"라며 "같은 공산주의인 러시아까지도 금지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평화롭게 집회하는 걸 방해하려고 바이러스 핑계를 삼아 집회를 금지한다고 여러분과 저를 막을 수 있겠나. 우리는 우리 생명보다 국가와 조국을 더 사랑한다. 설령 이 자리에서 감염이 되어 생명이 끝난다 할지라도 조국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가 현실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한 전광훈 목사를 두고 비판 여론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원순 시장이 말리면 역효과만 난다. 정권이 자기들 탄압한다고, 아마 더 신이 날 것"이라며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나서서 말려야 한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거의 종교적 신앙의 수준으로 단단히 세뇌된 이들이라, 그 설득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봉주가 문빠들 데리고 자기정치 하듯이, 전광훈도 광신도들 데리고 자기정치 하는 거다. 그러니 통제가 안 된다. 하여튼 그쪽이나 저쪽이나 광신도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나라를 위해 죽어도 좋다고 한다. 자기들만 죽으면 괜찮다. 남들에게 옮기니까 문제지"라며 "김문수 왈, 지하철이 더 문제라고 한다. 지하철을 멈추면 도시기능 전체가 마비되니 폐쇄를 못하는 거지, 안 하는 게 아니다"라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발언을 문제 삼기도 했다.
진 전 교수는 "이 위험한 시기에 굳이 생업과 아무 관계도 없는 대형 정치집회를 해야 하나?"라고 물은 뒤 "이 정도의 의식을 가지고 경기도지사를 했으니 아찔한 일이다. 김문수가 서울시장이었다면, 저 집회 적극 지원했을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끝으로 "보수우익은 바이러스가 피해가는 특별한 신체를 가졌나, 아니면 전광훈 목사 영빨이 워낙 세서 바이러스가 접근을 못하나. 왜들 저렇게 철딱서니가 없는지"라며 글을 맺었다.
전광훈 목사의 범투본은 23일에도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어김없이 단상에 오른 전 목사는 "여러분이 문재인과 박원순의 탄압을 이기고 집회에 오게 된 것은 주님이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기 때문"이라며 "광화문 예배에 온 여러분은 진짜 기독교인이다. 예배에 참여하면 오히려 성령의 불이 떨어지기 때문에 걸렸던 병도 낫는다"고 했다.
한편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23일 입장문을 내고 "이미 전국적인 감염 확산은 현실화했다"며 "대규모 집회와 행사는 감염 확산을 악화시킬 수 있다.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광화문 집회 강행을 겨냥한 발언으로 추측된다.
아울러 황 대표는 "감염병 위기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해 초강력 대책을 즉각 실시해야 한다"며 "우한폐렴(코로나19) 무료 검사의 기준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정부도 즉각 중국 전역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