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경기도가 코로나19 감염예방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교회 137곳을 대상으로 한시적으로 사실상 '주일예배 금지'를 가리키는 첫 행정명령을 발동한 데에 "(방역이)뚫렸으면 책임져야 하는데 교회로만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번에 '정치가 아니라 방역을 하라'고 지적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 은혜의강교회는 명백한 방역의 실패"라며 "교회에서 소금물을 입에 분사하는 그 현장에 경기도든, 성남시든, 구청이든, 주민센터든 파견된 공무원이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방역을 위한 안전수칙이 개별교회에 제대로 전달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교회에서 인터넷에 떠도는 미신만 믿고 자체방역을 하다가 일어난 사고"라며 "교회 문 닫을 생각을 할 게 아니라, 예배가 안전하게 이루어지도록 감독을 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회 문을 닫는다고 하면 대중은 환호하겠다. 그게 바로 트럼프의 방식"이라며 "포퓰리스트들의 가장 큰 문제는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는 것보다는 그 문제를 자신의 정치적 아젠다를 확산시키는 기회로 악용한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이번 사건은 충분히 예견이 됐다. 그래서 온 사회가 주일예배 자제를 촉구했던 것이다. 도지사 자신도 위험에 주목하고 경고를 한 바 있다"며 "그런데 뚫렸다. 그렇다면 거기에 책임을 져야 하는데 책임을 교회로만 돌린다. 교회가 져야 할 책임이 있고 지사가 져야 할 책임이 따로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서 '정치' 말고 '방역'을 하라고 주문했던 것이다. 방역에 구멍이 뚫렸으면 이제라도 방역태세를 점검해야 하는데 그 일을 할 생각은 별로 없어 보인다"며 "그렇다고 교회 전체를 강제로 폐쇄할 수는 없다. 그렇게 하겠다고 '공언'만 하면 대중의 환호를 받을 것이나 실제로 그 일을 '집행'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교회는 문을 닫겠다'고 하는 모양이다. (그러나)교회가 안전수칙을 지켰는지 여부는 사후에 확인할 게 아니라 사전에 점검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랬다면 은혜의강교회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배를 강행하는 전체 교회의 문을 닫는 것은 반대 한다"며 "하지만 방역당국의 지침이나 지도를 거부하면서까지 위험한 집회를 강행하는 개별교회의 집회를 금하는 것을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다만 은혜의강교회가 그 경우에 속하는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진중권 전 교수는 "이재명 지사(는) 개인적으로 거버너로서 능력은 높이 평가하나 가끔 포퓰리즘의 경향을 보이는 게 마음에 걸린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