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교계가 종교시설을 대상으로 첫 행정명령을 발동한 경기도의 조치에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권태진 목사, 이하 한교연)은 경기도가 지난 주일 코로나19 감염예방수칙을 준수하지 않고 집회예배를 실시한 교회 137곳을 대상으로 오는 29일까지 '주일예배 밀접집회 제한 행정명령'을 발동한 것에 대해 17일 "교회에 대한 행정명령, 최선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한교연은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는 하나 공권력이 교회 예배를 강제적으로 침해한 조치라는 점에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어 "경기도 성남시 소재 은혜의강교회 교인 집단감염 사태는 이 시간에도 불철주야 전국의 병원 현장에서 바이러스 감염병과 싸우는 방역 관계자와 의료진, 더 나아가 지역사회에 커다란 누를 끼치게 된 것으로 매우 실망스럽다"며 "우리는 혹여 이 같은 집단 감염이 교회에서 발생할 수 있음을 우려해 철저한 방역과 소독, 마스크쓰기와 같은 개인위생,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각 교회들이 철저히 준수할 것을 요청해 왔다"고 했다.
한교연은 그러나 "우리는 동시에 작은 규모의 많은 교회들이 온라인 예배로 대체할 수 없는 등의 현실적 어려움과 그 처지와 여건은 도외시하고 그 결과만 가지고 무조건 비난하고 집단적으로 매도하는 행위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6만여 한국교회는 지금도 만에 하나 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할 경우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지역사회에 큰 피해를 주게 돼 선교의 문이 닫히는 결과를 우려해 자발적으로 철저한 방역을 위해 노력해 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일예배를 강행하고, 교인들이 예배시 100%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 등을 문제삼아 내린 행정명령을 어길 경우 300만원의 벌금부과와 그래도 시정되지 않을 경우 강제로 교회를 폐쇄조치하겠다고 하는 것이 과연권고사항이라 할 수 있는지, '마스크 5부제' 등 현실 여건에 비추어 과연 타당한 결정인지, 여타의 다중이용시설과의 형평성에 비추어 교회에만 지나치게 과도한 게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한교연은 "교회의 주일 공예배는 기독교 신자에게 있어 생명과도 같은 것"이라며 "그것은 본질의 문제이며 변할 수 없는 진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엄중한 비상시국에 한국교회는 단 한 사람이라도 가슴 아픈 희생자가 나오지 않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코로나19의 조속한 퇴치를 위해 국민과 함께 방역 당국의 모든 조치에 자발적이고 선제적으로 협력해 오고 있음을 밝힌다"고 했다.
아울러 "경기도의 교회에 대한 행정명령 조치를 보면서 대한민국의 공직자라면 누구든 헌법에 명시된 '종교의 자유'의 엄중함을 보다 투철하게 인식해 주기를 감히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은혜의강교회 집단감염 사태가 발발하기 전부터 보수 교계는 공예배의 중요성을 피력하며 이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내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총회장이자 보수 개신교 연합체인 한국교회총연합 김태영 목사(부산 백양로교회)는 15일 설교에서 각 지자체의 예배 제한 조치에 대해 "우리 교단 안에서도 여러 목사님들이 지역에서 '예배 드리면 시장이나 군수로부터 300만 원 벌금 맞는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묻는다. '300만 원 벌금 내라고 하면 3천만 원 벌금 낼 정도로 예배를 드리라'고 했다"며 "정부가 아무리 힘을 갖고 공권력이 있어도 함부로 국민의 기본권인 예배의 자유를 침해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