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흩어져 나누는 성찬

김영봉 목사·와싱톤 사귐의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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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DB)
▲한 교회 예배당에서 성찬 집례를 하는 모습. 본 사진은 해당 기사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우리는 매 월 첫 주일에 성찬을 나누었습니다. 성찬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제정하여 주신 가장 귀한 성례 중 하나입니다. 몸으로 모이지 못해도 우리는 영상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흩어져 있어도 성찬을 드릴 수 있습니다.

'흩어져 나누는 성찬'을 위해 교우들께서는 다음과 같이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 작은 빵을 예쁜 접시에 담아 놓습니다. 한 덩어리로 되어 있는 빵이 좋습니다.

- 예쁜 컵에 포도즙을 담아 놓습니다.

- 예배 시작 전에 가정 예배 제단에 빵 접시와 포도즙 잔을 놓고 하얀 천으로 덮어 놓습니다.

예배 중 성찬 시간이 되면 이렇게 진행합니다.

- 목사가 지시하면 가족 중 한 사람이 천을 벗깁니다.

- 목사는 평소처럼 예전을 행하고 교우들은 영상으로 전해지는 예전에 참여합니다.

- 예전이 끝나면 목사가 먼저 성찬 빵을 찢어 "주님의 몸을 받습니다"라고 기도하고, 포도즙에 찍어 "주님의 피를 받습니다"라고 기도합니다. 그런 다음 감사함으로 성찬을 받습니다.

- 목사의 성찬이 끝나면, 각 가정에서는 순서대로 빵을 찢어 포도즙에 찍습니다.

- 다음 사람의 눈동자를 바라보고 "이것은 주님의 몸과 피입니다"라고 말하고 먹여 줍니다.

- 먹여 준 다음 서로를 품고 축복의 말을 전해 줍니다.

- 성찬을 받은 사람은 동일하게 다음 사람에게 행합니다.

- 홀로 예배 드리는 경우, 목사가 한 것처럼, 빵을 들어 "주님의 몸을 받습니다"라고 기도하고, 포도즙을 찍어 "주님의 피를 받습니다"라고 기도합니다. 그런 다음 성찬을 먹고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 다 끝나면 다시 자리에 앉습니다.

- 목사는 성찬의 예전을 마무리합니다.

처음 해 보는 것이어서 이상하고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성을 다해 실행해 보시기 바랍니다. 함께 모여 성찬을 나누던 것과는 또 다른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홀로 계신 분들은 주님이 함께 계시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체험하게 될 것이고, 가족이 모여 성찬을 나눌 때는 진한 감동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우리를 참 어렵게 만듭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 하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상한 시간에, 이상한 방식으로 우리를 만나 주시고 놀라게 하십니다. 오늘 드리는 성찬이 그런 경험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이 글은 김영봉 목사(와싱톤 사귐의교회 담임)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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