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흩어져 나누는 성찬

김영봉 목사·와싱톤 사귐의교회 담임

church_0725
(Photo : ⓒ베리타스 DB)
▲한 교회 예배당에서 성찬 집례를 하는 모습. 본 사진은 해당 기사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우리는 매 월 첫 주일에 성찬을 나누었습니다. 성찬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제정하여 주신 가장 귀한 성례 중 하나입니다. 몸으로 모이지 못해도 우리는 영상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흩어져 있어도 성찬을 드릴 수 있습니다.

'흩어져 나누는 성찬'을 위해 교우들께서는 다음과 같이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 작은 빵을 예쁜 접시에 담아 놓습니다. 한 덩어리로 되어 있는 빵이 좋습니다.

- 예쁜 컵에 포도즙을 담아 놓습니다.

- 예배 시작 전에 가정 예배 제단에 빵 접시와 포도즙 잔을 놓고 하얀 천으로 덮어 놓습니다.

예배 중 성찬 시간이 되면 이렇게 진행합니다.

- 목사가 지시하면 가족 중 한 사람이 천을 벗깁니다.

- 목사는 평소처럼 예전을 행하고 교우들은 영상으로 전해지는 예전에 참여합니다.

- 예전이 끝나면 목사가 먼저 성찬 빵을 찢어 "주님의 몸을 받습니다"라고 기도하고, 포도즙에 찍어 "주님의 피를 받습니다"라고 기도합니다. 그런 다음 감사함으로 성찬을 받습니다.

- 목사의 성찬이 끝나면, 각 가정에서는 순서대로 빵을 찢어 포도즙에 찍습니다.

- 다음 사람의 눈동자를 바라보고 "이것은 주님의 몸과 피입니다"라고 말하고 먹여 줍니다.

- 먹여 준 다음 서로를 품고 축복의 말을 전해 줍니다.

- 성찬을 받은 사람은 동일하게 다음 사람에게 행합니다.

- 홀로 예배 드리는 경우, 목사가 한 것처럼, 빵을 들어 "주님의 몸을 받습니다"라고 기도하고, 포도즙을 찍어 "주님의 피를 받습니다"라고 기도합니다. 그런 다음 성찬을 먹고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 다 끝나면 다시 자리에 앉습니다.

- 목사는 성찬의 예전을 마무리합니다.

처음 해 보는 것이어서 이상하고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성을 다해 실행해 보시기 바랍니다. 함께 모여 성찬을 나누던 것과는 또 다른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홀로 계신 분들은 주님이 함께 계시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체험하게 될 것이고, 가족이 모여 성찬을 나눌 때는 진한 감동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우리를 참 어렵게 만듭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 하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상한 시간에, 이상한 방식으로 우리를 만나 주시고 놀라게 하십니다. 오늘 드리는 성찬이 그런 경험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이 글은 김영봉 목사(와싱톤 사귐의교회 담임)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