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선거와 설교, 그리스도인의 양심

채영삼 백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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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DB)
▲4.15총선을 앞두고 기독교인의 바람직한 정치참여 문제가 시험대에 올랐다.

선거철인데, 예전에 비해 정치적 선동에 준하는 그런 설교는 줄어든 것 같다. 온라인으로 많이 하고 전부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그런 듯하다. 예배 시간에 지역구 인사들을 소개하는 것도 불가능해졌으니, 불행 중 다행이다.

못 말리는 설교자들이 있으니, 말해도 듣지 않을 것이다. 다만, 성도들이 깨어 분별해야 한다. 이념은 '몰이'이다. 부정확하다. 사람과 사실과 사태를 볼 때, 색안경을 끼고 보게 하기 때문이다. 그런 설교를 하는 자가, 자기가 낀 색안경을 벗으면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보일 텐데, 자기도 벗지 않고 성도에게도 강요한다.

성도가 깨어야 한다. 예수 믿는다는 것은, 집단 속에 획일적 일원으로 소속되었다는 뜻이 아니다. 그런 것이 신천지이다. 교주의 아바타로 거듭나는 것이다. 예수 믿었다는 것은, 삼위 하나님을 따라, 인격으로 회복되었다는 의미이다. 하나님이 그 아들을 통해 성령으로 살려 내셔셔 회복시켜 주신 인격을 교회에서 말살하지 말라.

인격의 본질은 자유와 양심과 관계이다. 하나님 앞에서 자유로운 양심으로 스스로 분별하지 않는 성도, 자신의 양심과 생각과 판단력을, 교주에게 양도한 성도는 자신에게 주어진 구원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선동이 아니라 선택을 격려하며 이념이 아니라 가치를 설교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통치하시는 그 통치를 떠받히는 두 기둥은, '공의와 긍휼'이다. 공의가 무너지거나 긍휼이 사라지면, 통치권은 무너진다. 공의가 세워지는 것이 곧 이웃사랑이다. 자비가 행해지는 것이 곧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길이다. 교회는 사회가 공의롭고 자비가 행해지는 곳으로 세워지도록 기도하고 선택해야 한다. 누가 더 공의를 행할 일군인가. 누가 더 자비를 행할 공복(公僕)인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

설교를 선동으로 생각하고 사용하는 설교자는, 스스로 집단주의와 이념에 갇힌 자이다. 그 자신도 충분히 인격으로 회복된 적이 없으니, 성도를 인격으로 대접하지 못한다. 양심은 각자의 것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양심을, 설교자가 선동할 수 있다는 불신앙에서 벗어나는 은혜가 있기를, 하늘의 시민으로서 이 땅에서도 공의와 긍휼을 행하는 교회되기를 기도한다.

※ 이 글은 채영삼 백석대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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