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은 사랑의 다른 표현이다. 곧 겸손 없는 사랑은 없다. 신학자 머레이는 사랑은 겸손을 먹고 자란다는 것이다. 진정한 신앙을 확인하는 리트머스지는 속과 겉이 일치하는 겸손이다. 겸손한 체 하는 것은 위선이며, 거짓이며 죄악이다. 사람들은 종종 겸손하라 요구하는데, 가만 보면, 겸손을 가장하라고, 겸손한 체 보이라고 하는 것 같다. 큰 절 한다고, 90도로 절한다고 겸손한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겸손은 위선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겸손을 흉내내서는 전혀 안 된다. 또는 겸손을 바보처럼 행동하는 하는 것으로 착각하는데, 바보처럼 되는 것과는 전혀 성질이 다르다! 물론 겸손은 바보처럼 보일 때도 있다. 그래서 천사와 바보는 일면 통하는 면도 없지 않지만, 바보는 바보이고, 겸손은 겸손이다.
국민은 180석으로 할 일 좀 제대로 해보라는 것이다. 지난 20대 국회처럼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180석을 가진 여당답게 소신있게 해야 할 일을 할 때 공정한 것이지, 마치 소수 야당처럼 행동하면, 국민의 뜻을 저버리는 것이다. 180석으로 할 일을 제대로 해야지, 눈치 보면서 어정쩡 갈 길을 잃은 채 우왕좌왕 하다, 또는 오는 대선만 생각하다 그냥 세월 보내면, 결코 안 될 것이다. 그러한 태도야말로 대선에서도 오는 총선에서도 실패할 것이 뻔하다.
물론 180석을 가진 여당이지만, 다른 생각을 가진 야당의 뜻을 충분히 헤아려야 한다. 여당이 독재를 하라는 말은 아니며, 패배한 야당은 계속해서 떼만 쓰라는 것도 아니다. 큰 형님의 마음으로 작은 야당과 충분한 대화와 원활한 소통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단호할 때는 단호해야 하고, 그 중심을 국민에게 분명히 알려야 한다.
야당도 승복의 미를 보여줘야 한다. 어쨌든 경쟁에서 졌으면 깨끗히 인정하고, 변화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 이제 야당은 국민의 엄중한 뜻을 헤아려 20대 국회에서처럼 억지를 부려서는 안 될 것이다. 야당은 분골쇄신하는 마음으로 미래지향적으로 변해야 한다. 그저 흘러간 옛노래를 고장난 축음기처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남북의 통일도 야당의 중요한 아젠다가 되어야 할 것이다. 잘못하면, 다음 회기에는 그 어떤 당처럼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 국민은 부릅뜬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가, 2년 후 대선, 4년 후 총선에서 엄중한 판결을 할 것이다. 다시 강조하고픈 것은 왜 국민이 180석을 정부여당에게 몰아줬는가를 여당도 야당도 그리고 온 국민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제 당선자들은 곧 시작될 21대 국회에 어떻게 임할 것인지를 모든 겸손과 지혜로 마음 속에 다짐하고 다짐해야 하겠다. 당신들은 국민들의 머슴이요 종이라는 사실이다! 땅에 엎드려 큰 절하고 90도 각도로 국민에게 절하지 않았는지! 뭐든 시키면, 잘 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는가!
※ 이 글은 주도홍 백석대 명예교수(기독교통일학회 명예회장)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