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가 부활절 직전 전염병 확산 문제와 관련해 한 라디오 방송에서 교회가 형식주의를 지적하며 "생명을 무시한 예배는 생명의 하나님에 대한 반역"이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그가 소속된 예장 고신총회(총회장 신수인 목사)가 문제 삼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총회는 최근 열린 제69-14차 임원회에서 손 교수의 인터뷰에 대해 향후 고려학원 이사회에서 발언의 진의를 파악해 조치하도록 통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주요 교계 소식통이 22일 전했다.
앞서 손 교수는 지난 9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일부 교회들이 현장 예배를 강행하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진행자가 "코로나19 사태에 온 국민이 기독교를 제일 걱정해야 되는 상황이 됐다"는 지적에 "신천지 사건도 일어났고 몇몇 교회에서 많은 확진자가 생겼으니 당연하다"고 운을 뗀 손 교수는 "기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죄송하다. 근본적으로 반성을 생각해야 된다"며 "형식적인 것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꼭 모여야만 예배가 된다는 건 사실 성경이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하나님이 사람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면서도 모여서 예배 볼 때 그 예배를 기뻐하시겠나.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진행자가 또 "전광훈 목사가 바이러스를 우리가 모이면 퇴치할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 이게 논리적인가"라고 묻자 손 교수는 "성경적으로, 경험적으로,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한국사회 전반에 반지성주의, 객관적 지식, 논리적 사고에 대한 존중히 매우 약하다. 기독교 신앙보다 이념이 더 중요해져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생명은 종교의 자유, 신앙의 자유보다 더 중요하다. 더군다나 무고한 생명, 아주 잘못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이 나 때문에 우리 때문에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신앙의 자유를 지켜야 된다는 건 근본적으로 잘못됐고, 하나님이 절대로 기뻐하시지 않는다"고 재차 지적했다.
아울러 "하나님이 보시기에 '내가 생명의 주인인데 생명을 무시하고 무슨 나한테 예배하고 찬송한다고 하느냐'고 하실거라 생각한다"며 "오히려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건 하나님에 대한 반역이지 예배가 아니다. 그러므로 이번 정부의 시책에 교회가 반드시 따라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손 교수는 끝으로 "지금은 기독교계가 비본질적인 것, 형식적인 것이 너무 많다. 예를 들어 예배 보는 것이 마치 신앙생활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는 착각을 버리고, 하나님 말씀대로 올바르고 정직하게 살고 약한 사람을 돕고 우리 사회에 이익이 되는 일을 하는 것들이 기독교 신앙에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 분위기가 돌아간다면 한국교회는 훨씬 건강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