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살포가 도화선이 돼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해 우려하며 '지금은 더 나은 남북의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는 입장문을 17일 발표했다.
KCRP는 "6.15공동선언은 남북이 함께 이루는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담은 합의임을 믿는다. 6.15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은 이때, 안타깝게도 북한은 공동선언과 각종 합의가 시행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연이어 강경대처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은 6월 16일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고, 개성과 금강산에 군부대를 다시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금강산과 개성은 어렵게 일군 평화와 번영의 상징이라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 관계의 발전에는 국제 관계와 국내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납득하면서도, 2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금강산과 개성을 넘어서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음을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알고 자책한다"며 "불확실한 미래는 북한에게도 부담이지만 우리에게도 마찬가지 부담임을 이번 사건은 잘 말해준다"고 했다.
또 "우리는 북한의 강경대처 이면에 자리한 답답한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분명하고 확실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연락사무소 폭파, 군부대 재배치와 같은 방법이나 일각에서 주장하는 불필요한 강 대 강 대응은 문제해결에 어떤 도움도 되지 못함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KCRP는 "오히려 지금이 금강산, 개성과 같은 평화와 번영의 공간을 더 넓히는 계기를 마련할 절호의 기회"라면서 "코로나19와 같은 전 지구적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남과 북이 힘을 모을 때다. 초발심으로 돌아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지혜를 모으고 행동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위기일수록 만나서 해결해야 한다. 우리가 이 일의 당사자이기 때문"이라며 "갈 길이 험난해도 남과 북이 함께라면 능히 돌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KCRP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대한불교조계종,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의 7대 종단이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