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가 담임하고 있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최악의 집단 감염사태를 일으킨 대구 신천지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계에서는 이미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 사태로 개신교계가 신천지 취급을 당하고 있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김희석 총신대 교수(구약학)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전광훈, 코로나, 그리고 교회'라는 제목의 글에서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로 인해 개신교계가 신천지 취급을 당하고 있다"며 "방역조치를 어기고 집회에 참가한 전목사 및 참가자들에게는, 전 국민들의 안전을 위협한 댓가를 물어, 법의 엄정함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교계는 더 이상 전목사를 편들지 말고, 신속하고도 분명한 대응 메시지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그렇게 한다고 해서, 이미 추락해버린 개신교의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리라 여겨진다. 이미 너무 늦었다. 그런 사람을 교단의 총회장으로, 한기총 회장으로, 기독교의 이름으로 활보하도록 놓아둔 교계의 책임이 크다"라며 "말씀에 근거하여 살지 않고 교회 정치에 휘둘리는 개신교의 민낯이 일을 여기까지 몰고 온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간 개신교계가 억울해하면서 펼쳐왔던 "대부분의 교회가 잘 하고 있다"는 논리는, 어제 사건으로 인해, 이제는 그 용도가 다 했다고 생각된다"며 "어제 일들은, 아주 많은 국민들이, 개신교가 비도덕적이며 미신적이며 수준이 낮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쓰나미 계기를 제공했고, 그 파급력은 매우 클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또 "전광훈 목사는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만, 그 한 사람이 다는 아니다"라며 "사실 전목사와 같은 이가 일어나 횡행하는 것이 가능하게 한 우리네 현장의 구조가 문제다. 쉽게 목회자가 되고, 어느 정도 규모와 조직을 갖추고 정치 라인을 타면, 복음의 본질과는 상관없이 교계나 정계에서 제 하고 싶은대로 뭐든 할 수 있는 현실이 문제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광훈 탓을 하고 끝낼 일이 아니다. 정말 뼈저리게 반성하려면, 개신교계 전체가 각성하여, 적어도 목회자와 교회가 일반사회의 상식 수준 이상의 행보를 보이도록, 무엇인가 특단의 조치나 개혁을 실행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반성과 회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가 없다면, 개신교의 설 자리는 점점 더 없어져 갈 것"이라며 "본질과 근본으로 돌아가려는 몸부림만이 우리의 갈 길"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전광훈 류의 사건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며 비판하고 욕하는데서 머물지 말고,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개혁을 해야 할 것"이라며 "미력한 저도 신학교육의 현장에서 뭔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할 것이다. 보다 건강한 목회자가 배출될 수 있도록,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날까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교인 800여명을 검사한 결과, 200여명이 코로나19 환자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3000여명의 교인 검사가 진행될 시 슈퍼 전파의 진원지로 지목된 대구 '신천지' 사태처럼 커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