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다. 끊이지 않는 교회발(發) 집단감염의 주범은 무엇일까?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설문조사를 보면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사람이 21퍼센트밖에 되지 않는 데 반해 한국교회를 별로 또는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사람은 76퍼센트에 육박했다. 더 슬펐던 것은 교회에 다니지 않는 분들 중 교회를 신뢰한다는 비율이 9퍼센트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는 지난달 31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개신교의 사회적 신뢰도가 바닥을 치는 것을 우려하며 위와 같이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교회 밖 세상의 시선에서 교회가 '맛 잃은 소금이다', '교회가 더 썩었다', '교회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도 했다.
한국교회가 감염병 대유행의 상황에서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된 것은 사랑제일교회, 열방센터, IM선교회 등 무더기 코로나 확진을 비롯해 교회발(發) 크고 작은 감염 사태의 지속 등이 손꼽힌다. 방역당국에 의하면 주된 감염 경로는 예배 후 식사모임 및 교제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고 감염병 전파에 안일하게 대처한 결과다.
코로나19 이후 시대 바닥을 치고 있는 한국교회 신뢰도 회복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있는 가운데 감염병에 취약하도록 설계된 한국교회의 반지성주의가 개선의 요소로 전면 등장하고 있다. 과학적 합리성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반지성주의가 감염병 확산의 주범이라는 지적이다.
김경재 명예교수(한신대)는 얼마 전 본지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교회가 "반지성 무속적 기복신앙을 극복해야 산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독교 집회장소, 교육장소, 선교 훈련 장소에서는 바이러스도 맥을 못추니까 괜찮다고 세뇌시키고 맹신하게 한다"며 "진화론을 부정해야만 창조주 신앙이 살아난다고 가르친다. 개화시기에 앞장섰던 한국 기독교는 지금 가장 시대사조에 뒤떨어진 문화적 지진아 집단이 되어있다. 과학과 종교를 혼동한다. 하나님을 점쟁이 몸주신 수준으로 격하시켜 놓는다"고 일갈했다.
권수경 초빙교수(고려신학대학원)도 지난 1월 기윤실 '좋은나무'에 기고한 글에서 미신에 빠진 그리스도인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점쟁이를 찾는 사람 가운데 반 이상이 교인이라는 말이 있다. 아니기를 바라지만 혹 사실이라 해도 별로 놀랍지 않다"며 "예수를 성경대로 안 믿고 많이들 미신처럼 믿기 때문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예정을 이야기한다. 숙명론과 전혀 다른데도 그 차이를 모른다. 그래서 점이나 주술적 행위가 낯설지 않다. 우리 신앙이 미신처럼 돼버린 것이다. 성경적 세계관을 갖추지 못한 많은 목사가 성경책을 펼친 채 석가를 설교하고 공자를 가르치고 주술을 연습시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술적 방식에 익숙한 교인이라면 점쟁이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온 우주를 다스리시는 하나님이라면 점쟁이의 입술을 통해 나에게 말씀을 못 주실 이유도 없지 않은가"라며 "하지만 잊지 말자. 점을 보는 것은 참 하나님을 부인하고 우상을 의지하는 일이다. 우상을 섬기면 우상처럼 감각이 마비되어 듣지도 보지도 못하고 코로나에 안 걸려도 냄새도 못 맡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