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이하 NCCK)가 26일 3.1운동 102주년 성명을 발표했다.
NCCK는 '구각을 벗고 복음의 생명력을 되찾자'라는 제목이 이 성명에서 "한반도의 근대를 설계한 3.1운동의 정신이 배태한 20세기 한반도의 역사는, 한반도를 지배한 식민주의 제국과 냉전식민주의에 저항하며, 식민과 분단의 모순을 극복하고 자주와 독립, 민주와 평화를 이루기 위한 주권재민의 혁명의 역사요, 이것이 민족공동체를 지탱해온 역사의 힘"이라고 했다.
NCCK는 "일제의 억압과 만행에도 불구하고 3.1 운동은 민주주의와 평화와 비폭력의 정신이 빛난 독립운동이었다"며 "총칼로 억압하며 지배한 일본제국에 대항하며, 민족마다 자유와 평등을 누리는 것이 정당한 권리이므로 마땅히 독립해야 한다는, 민주주의 원리에 따른 평화적 저항운동이었다"고 했다.
이어 "일본은 대동아평화론을 내세우며 강압적으로 조선의 식민화를 획책하였지만, 이에 대항한 3.1운동은 세계를 향해 조선의 자주와 독립 없이는 동양평화도 세계평화도 없다고 선언하였다"며 "공약삼장을 통해 일제에 저항하는 식민지 조선의 민(民)이 지닌, 시대를 선도하는 고귀한 평화적 가치를 증언하였다"고 했다.
NCCK는 "하나님께서는 3.1운동을 통해 정의와 평화로 건설되는 하나님의 나라의 생수로, 당 시대에 자주와 독립, 민주와 평화를 위한 역사적 해방의 세례를 베푸신 것"이라며 "오늘 한국교회는 복음의 정신과 3.1운동의 정신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나라의 보편적 가치를 온전히 결합시키고, 이를 오늘 우리의 시대 상황 속에서 실천하도록 초대받고 있다"고 했다.
또 "사실상 기복적 가치를 추구하며 수와 물질을 힘의 바탕으로 성장해온 한국교회는, 당시 전체 인구의 2%에 불과한 각성된 신앙인들로 3.1운동을 이끌었던 한국교회의 역사적 진정성과 헌신성을 되찾아야 한다"며 "민족공동체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모이는 교회의 예배 대신에 흩어지는 교회의 순교적 증언의 길을 택했던 3.1운동 교회의 역사 고백의 신앙을 되찾아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상황 속에서 3.1운동 102주년을 맞이하면서, 우리 한국교회가 무엇보다 먼저 생명과 신앙의 본질을 성찰하는 일에 함께 마음을 모으기 바란다"며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의 빛 아래, 박제화되고 교권화된 교리와 직제의 구각을 벗어 버리고, 복음의 가치와 시대 정신에 나타난 역사의 하나님의 뜻을 융합할 수 있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