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거부 집회를 열고 있는 청년들 ⓒ전쟁없는세상 |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찬성 논거를 확대하기 위해, 해외 기독교에서 이 문제에 관련해 공식 발언한 것을 모은 책자를 번역 출간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양심적 거부자들을 위한 제종교간 위원회’(The National Interreligious Service Board for Conscientious Objectors)가 1983년 출간한 책자 ‘양심에 관한 결의들,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종교적 진술’을 번역한 것으로, 이 책자의 초판은 세계대전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1951년에 출판됐다.
책에는 양심적 거부에 대한 미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입장, 미국 장로교의 여러 교단들 및 로마 가톨릭 관련 단체들의 입장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미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1967년 채택한 문서에서 “오늘날 많은 청년들이 의무 군복무가 자신들의 양심과 충돌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며 “청년들 가운데 생기는 이렇나 도덕적 진지함을 적극적으로 격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병역 중 훈련에 대한 거부권도 보장해야 한다며 “이것이 훈련 위반 행위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러한 위반이 양심에서 비롯된 것일 때…(중략)…다른 특례조치들과 더불어 한 항목으로 심사숙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연합장로교 총회는 차분한 대응책을 제시했다. 1969년 채택한 성명서에서, “청년들이 군 복무와 관련해 양심의 문제에 직면했을 때 전문가의 지도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하고”, “목회자들 및 선별된 평신도들은 관련 주제의 민감성과 정보를 제공하는 교육행사에 참여함으로써 그 교회의 목회사역이 이 심각한 문제에 보다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며”, “목회자와 당회는 그 교회에서 17세 나이의 청년들이 전쟁과 징병제에 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 인터뷰하고 상담할 것”을 권고했다.
책자를 출간한 NCCK는, “한국교회 일부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이단문제'로 접근하면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 책자를 통해 개개인들의 인권과 양심이 더욱 든든하게 지켜지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병무청에 따르면 2000년부터 작년 10월까지 병역을 거부한 사람은 모두 4,958명으로, 이 중 ‘여호와의 증인’ 신자가 4,925명으로 대부분이었다.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제 도입은 한 때 국방부에서 활발하게 논의되었으나, 법안으로 발효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