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막의 세계』(두란노서원)를 펴낸 구약학자 김경열 목사가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신천지가 알려준 사실: 신천지에 빠졌던 제 조카'란 글을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글에서 그는 20대 등 젊은층이 기성 교회를 떠나 신천지에 빠져드는 이유로 교회가 쉽게 정치판이 되고 난장판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김 목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 여조카 한명이 있다. 매우 착하다. 그런데 이 얘가 신천지에 빠졌다. 부모도 몰랐는데, 그러다 2년만에 결국 들통이 났다. 제 여동생과 매제가 그 아이를 빼내려고 정말 죽을 고생을 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조카는 전형적인 신천지 포교술에 걸려 들었다. 대학에 입학했더니 여자 선배 한명이 친절하게 다가와 밥도 잘 사주고 고민도 들어주니 그 친절한 여선배에 빠져 자연스럽게 신천지 비밀 공부방으로 연결이 되었다고 한다. 김 목사는 "조카가 교회를 다녔다. 그래서 성경공부를 시작해서 신천지에 제대로 포섭되었다"고 밝혔다.
딸이 신천지에 빠졌다는 것을 부모는 어떻게 알아챘을까? 김 목사는 "부모는 계속 정기적으로 특정한 요일, 특정한 시간에는 집에 꼭 늦게 들어오는 패턴과 가끔 말없이 누군가를 자꾸 만나고 오는 것이 이상해 몰래 미행을 해서 신천지에 빠진 것을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후 전쟁이 벌어졌다. 결론만 말씀드리면, 제 조카만큼은 부모가 이겼다. 빼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저도 여러 차례 자문을 주면서 도왔다"고 덧붙였다.
신천지 일당 중 20대 60%라고 주장한 김 목사는 "왜 20대 대학생들은 절대로 전도가 안되고, 종교에 관심도 없고, 기독교에 그토록 반감이 심하다는데, 유독 신천지에는 한달 2천명이 넘게, 매년 2만 5천명이나 되는 20대 대학생들이 빠져드는가?"라며 근본적 질문을 던졌다.
김 목사는 "정말 전도가 안되는 것인가? 단정적으로 말씀드리면, 전도가 안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전도를 못하는 것이고 청년들의 열정과 비전, 꿈을 우리가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데 있다고 결론 내린다"고 밝혔다.
교회가 진리의 말씀을 가르치는 등 본질에 충실하지 않고 정치판이 되고 난장판이 되면서 젊은 세대가 등을 돌리게 되었다는 설명도 보탰다. 김 목사는 특히 "말씀은 안 가르치고, 맨날 교회가 태극기 부대 선동질이나 하고 이념정파에 빠져 누구 찍고 누구 찍지 말아라, 빨갱이 우파, 청와대 간첩들, 이런 정치질이나 하고 있으니 20-40대가 버텨날 재간이 있는가?"라며 "거기다 교회는 부패와 세습, 성적인 스캔들, 양분된 교회의 싸움질, 전광훈 식의 알박기로 대표되는 깡패짓과 정치적 목회와 선동질로 인해 그것을 반대하는 30-40대 계층들에게 교회 전체가 싸잡아 비판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게다가 교회는 그들에게 성경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허구헌날 번영신학과 기복신앙을 강조하고 가르쳤다. 저는 그 자체를 부인하지 않는다. 예수 잘 믿으면 고난도 받지만, 복 받는다. 하지만 복이 본질이 아니다. 본질은 성경을 제대로 가르치면, 누구나 알 수 있다. 그건 인생을 걸만한 "가치"다. 그런데 그게 허접하게 겨우 "돈," "복," 번영," 그런 따위의 것이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 목사는 "지금껏 그 본질을 교회가 제대로 안가르쳐주었던 것이다. 인생을 걸만한 영원한 것, 궁극적인 것을 안가르쳤던 것이다. 그러니 쉽게 정치판과 난장판이 된 교회에 실망하고 떠나고, 신천지가 포섭하니 "아, 이거다"하고 빠져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교회가 이제 갈망하는 20대와 청년 세대에게 그것을 주면 된다. 그런데 신천지 이상으로 그게 필사적이어야 뭔가 열매가 맺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면 교회는 이것을 어떻게 줄 수 있을까? 세 가지 정도의 방안이 있는데 한 가지만 끄집어 내 말씀드린다면 목회자의 헌신과 희생과 낮은 자리의 섬김이 거의 80%라고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