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목회세습으로 교회 사유화 의혹을 받고 있는 명성교회 수련회를 찾아 설교를 전한 낮은담교회 김관성 목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세습 논란을 빚고 있는 교회를 찾아 간 것 자체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 목사 역시 이 부분에 동의하며 질책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일게 된 것은 지난 31일 이진오 목사(세나무교회)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김 목사가 전한 설교와 기도를 가리켜 "XX"라는 등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그의 행보를 비난하는 포스팅을 하면서부터였다. 김 목사에 대한 이 목사의 원색적인 비난에 동조하는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하자 김 목사를 옹호하는 댓글들이 가세했는데 이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인신 공격성 발언도 서슴치 않는 등 논란이 커졌다.
김 목사 역시 한때 해당 포스팅에 "여기가서 설교하면 이렇게 죽일놈 되는 것인가? 이거 뭐 딱 노리고 있다가 욕할거리 하나 찾은 것인가. 님의 인생은 뭐가 그렇게 대단하길래...이단에게도 전도하는데 왜 거기 성도들에게 설교하면 안되는가? 거기서 설교하면 명성교회에 대한 저의 입장과 태도가 무조건 그 사람들 옹호하는 것인가?"라고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목사는 다음날인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명성교회 가족수련회에 설교하러 다녀왔다"며 "그일로 비판을 받고 있다. 맞겠다. 그일로 제가 평상시 가지고 있었던 세습에 관한 입장이 달라진 것은 없지만 좋지 못한 신호를 줬고 부적절한 움직임이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의 말씀에 동의하고 그분들의 질책을 받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부탁드린다. 온라인 상에서, 저의 친구들은 저를 더이상 옹호하는 포스팅을 하거나, 저를 욕하는 사람들을 욕하지 마십시오. 싸움을 하지 말아달라. 간절히 부탁드린다"며 "저는 명성교회의 평범한 가족들을 바라보고, 또 욕먹을 각오를 하고 설교 하러 간 것이지만 이 행동이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많은 분들에게 상실감을 안긴 것 같다. 저는 지금 맞아야 하고 맞겠다. 그러니 친구들이여, 이런 저런 언어로 저를 더이상 옹호하거나 변호하지 말아달라. 진심을 다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진오 목사는 명성교회 수련회를 다녀온 김 목사를 향해 "김관성 목사는 목사가 설교하지 못할 곳이 어디있냐 반문한다"며 "오란다고 다 가서는 안된다. 하란다고 다 설교해서도 안된다. 사정상, 상황상, 어떤 이유로 가게 되었더라도 해야 할 말을 하지 않는, 하지 않을 말을 하는 설교는 말씀이 아니라 X소리다. 이걸 정말 모른단 말인가?"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한편 명성교회에서 강사로 서달라는 요청이 수차례 있었지만 이를 거부해온 것으로 알려진 김관성 목사는 지난 7월 27일 명성교회 1차 하계산상성회 저녁예배에서 강사로 나서 '아낌없이 주는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해당 본문과 내용은 여느 교회 부흥회에서 전한 메시지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김 목사는 설교를 통해 사울의 종이었으나 배신한 '시바'와 요나단 아들 므비보셋을 보살핀 '마길'을 비교하며 상한 영혼들을 어려울 때 돕고 보살피라는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목회세습을 통해 교회 사유화 의혹을 받고 있는 명성교회를 향해 공교회로서의 정체성을 일깨우며 회개를 촉구하는 직, 간접적인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