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 총무 이홍정 목사)는 21일 한신대 서울 캠퍼스 채플실에서 '생명의 하나님, 사랑으로 만물을 새롭게 하소서'를 주제로 제71차 총회를 개최하고 총회선언문을 채택, 발표했다.
NCCK는 총회 선언문에서 기후위기와 국민안전의 문제 그리고 한반도 평화, 노동 위기 문제 등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특히 NCCK는 10.29 참사와 관련해 "국가의 부재가 원인이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먼저 기후위기와 관련해 "공장생산이 본격화된이후 경제, 문화, 사회는 급격히 성장했지만, 그 결과는 생명의 망의 파괴로 이어졌다"며 "'1.5°C'로 표상되는 기후 위기는 생태계의 위기이자 인간의 위기이다. 인간이 초래한 '기후 대학살'은 가장 먼저 인간을 죽음으로 몰고 갈 것이다. 우리는 탄소중립과 탈성장을 기조로 한 기후정의를 최우선 과제로 선언한다"고 NCCK는 전했다.
이어 "우리는 국가와 기업이 핵발전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사회적 합의를 시행하면서 재생에너지를 포함하는 친환경 에너지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천에 적극적으로 임하기를 요구한다"고 했다.
또 '국가의 부재'로 인한 국민 안전의 문제도 언급했다. NCCK는 "우리는 위험에 처해있다. 치수는 예로부터 국가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여겨졌음에도, 우리는 올해 여름에 관리의 부재로 인한 홍수를 당했고, 그로 인한 인명의 희생을 경험했다.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태원에서 일어난 10.29 참사를 당하고 말았다"며 "세월호 참사와 함께 '국가의 부재'가 원인이었다. 사회나 국가는 내가 너를, 네가 나를 지킨다는 믿음이 전제된 시스템이다. 단순한 관리 시스템의 부재는 '국가의 부재'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민의 권력을 위임받은 사람들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기를 바란다.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이 무시되지 않기를 바란다. 대의민주제는 숙의민주제가 전제되어 있음을 깨닫기 바란다. 주권은 정치권력자들이 아니라 국민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고조되고 있는 남북의 군사적 긴장을 크게 우려하기도 했다. NCCK는 "전략자산을 동원한 대규모의 대북 적대적 군사훈련과 한미일 군사협력의 귀결은 든든한 안보가 아니라 오히려 신냉전질서를 강화하며 전쟁 위기의 고조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며 "이미 한반도의 군사적 균형이 비대칭 전력에 의한 것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군사적 자극은 북한의 핵무장과 벼랑 끝 전술을 더욱 강화할 뿐이다. 전략의 실패는 외교적 실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노동 위기에 대해서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완화나 노동권의 행사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와 같은 비인격적 행위가 당연시되고 있다. 노동 현장이 세월호와 이태원 같은 참사의 현장이되기를 바라는 것인가"라며 "이와 함께 소수자, 이주민, 난민, 장애인에 대한 비인격적 행위도 점차 증대되는 상황이다. 세대와 계층 사이의 혐오 문제도 결국 비인격적, 비인간적 행위의 파생물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는 노동의 위기를 인간성의 위기로 진단한다. 그리고 이 문제는 곧 정치의 위기이기도 하다"며 "이해충돌을 조정하고 시민들의 안전하고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민생정치가 실종된 현실 속에서 정쟁과 참사만 남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지금 복합적 위기 속에서 참담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사도'(邪道)에 기대어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를 중단하고, 마땅히 걸어야 할 민의(民意)의 정도로 돌아오기 바란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생명을 돌보는 길로 온전히 돌이켜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