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다름을 인정치 않고 질시와 불화, 독선에 빠져"

기장 강연홍 총회장 신년사에서 위기에 둔감한 한국교회 현실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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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DB)
▲기장 강연홍 총회장

교단 창립 70주년을 맞아 올해 표어를 '새 역사 70년, 주의 사랑으로 우리를 구하소서'로 정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총회장 강연홍 목사)가 총회장 이름으로 신년사를 발표했다. 지난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강연홍 총회장은 한국교회가 위기 상황인데도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교회 현실에 대해 각성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해 주목을 받았다.

강 총회장은 "(한국교회는)아직 배타적인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대신 질시와 불화, 독선에 빠져 그리스도의 진정한 사랑을 잃었다. 오만한 자기과시의 바벨탑을 쌓아가고 있다. 우리 안에 숨겨진 욕망의 심연이 절제되지 않은 채 터져 나오고 있다"고 고발했다.

이에 강 총회장은 "우리 자신이 이런 어두운 상황에 둔감하거나 익숙해져 있다. 지금은 깨어 기도드릴 때다"라며 "70년 전 우리 선배들은 독단적 배타주의, 위증과 저주, 분쟁의 바다를 건너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유린당하는 교회법과 신앙 양심으로 인해 무너져가는 교회를 구하고자 호헌총회를 열어 '한국기독교장로회'를 출범시켰다. 그리고 70년 동안 신앙양심을 지키고자 힘써 왔으며 한국교회뿐 아니라 한국사회의 화살촉의 역할을 감당해 왔다"고 전했다.

또 "지금 우리는 더 큰 시험과 도전 앞에 섰다. 세상은 교회에게 더 큰 책임과 의무를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어제 오늘의 현상들은 자칫 우리가 돌이킬 수 없는 길에 들어설지도 모르는 징후를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

강 총회장은 그러나 "아직은 끝이 아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믿기에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주시는 회복의 기회가 아직 우리에게 남아있다"며 피조물을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회복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 총회장은 특히 "그 사랑을 실천하고자 예수 그리스도는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값을 치르셨다. 주님의 사랑을 받은 우리는 마땅히 주님을 닮아 탐욕을 버리는 값을 지불해야 한다"며 △하나밖에 없는 지구에 대한 끝없는 탐욕을 버릴 것 △차별과 경쟁으로 인해 오염된 증오의 마음 버릴 것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등을 주문했다.

한편 교단 창립 70주년을 맞은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올해 7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교단 행사를 연이어 개최할 예정이다. 먼저 오는 2월 '새역사 70주년 기념순례기도회'를 가질 예정이며 이어서 신학대회, 선교대회도 순차적으로 열릴 계획이다.

이지수 admin@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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