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 여러 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한 개신교인 및 비개신교인의 평등의식을 조사해 비교하고 이를 발표하는 '2022 주요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결과 발표회'가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하 기사연, 원장 김영주 목사) 주최로 1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연지동 소재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렸다.
이번 설문조사 주제는 '평등'이었고 평등의식과 평등에 대한 감수성 그리고 신앙과 평등의식 등을 유추할 수 있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설문은 지난해 11월 15일부터 24일까지 10일 간 진행됐으며 개신교인, 비개신교인 각각 전국 만 19세 이상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기사연 김영주 원장은 "최근 '혐오 발언'(hate speech)과 여성, 노인, 아시아인 등을 대상으로 '묻지마 폭력' 등이 뉴스에 심심치 않게 오르내린다. 이 가운데 일부 개신교 집단은 혐오와 차별의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내세우기도 한다"며 "한국교회는 과거 민주화, 인권, 자유와 평등을 위해 앞장서기도 했지만, 최근 한국교회의 이미지는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집단으로 여겨지고 있어 우려가 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수께서 그러하셨듯이 교회는 가난한 자와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그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의 목적에 대해 △평등과 차별에 대한 인식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개신교 내 다양한 구성원의 인식의 정도와 차이 지표화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의 인식을 비교 분석 △통계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신학적 통찰과 실천 방향 모색 등을 들었다.
조사에 따르면 인간의 존엄과 평등의식은 개신교인이 타종교인이나 무종교인보다 높게 나타났다. "사람은 존재 자체로 존엄하기 때문에 모두 평등하다"라는 질문에 대해 개신교인의 79.8%, 비개신교인의 70.6%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또 개신교인의 인안존엄과 평등인식이 79.8%인 반면 불교는 69.1%, 천주교는 76.1%, 비종교인은 70%에 그쳤다.
타자에 대한 거리낌 정도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설문조사 결과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은 각각 79.7%와 80.4%로 '노숙자'를 꺼리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 70세 이상의 노인이 꺼려진다는 응답은 각각 14.8%, 15.8%로 가장 낮았다. 또 개신교인에게 성수자와 장애인에 대한 꺼리낌은 비슷한 응답률을 보였다. 성소수자가 꺼려진다는 응답은 39.9%, 장애인이 꺼려진다는 응답은 37.2%였다.
젠더 불평등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한국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의 불평등 정도를 묻는 질문에 먼저 "직장 및 사회생활에서 여성과 남성은 동등하게 능력으로 경쟁한다"는 질문에 개신교인의 45.5%, 비개신교인의 51.7%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낙태에서 여성의 책임과 여성차별 이슈에 대한 조사도 있었는데 특히 낙태 문제와 관련해 "여성의 결정권이 중요하다"는 답에 개신교인 59.4%, 비개신교인 76.8%가 동의한 반면 개신교인 40.6%, 비개신교인 23.2%가 "태아의 생명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에 송진순 박사(이화여대 외래교수)는 "타인에 대한 거리낌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태도를 제외하고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며 "주목할 것은 성소수자에 대한 거리낌이 비개신교인보다 높게 나타났지만 일반적으로 개신교가 보이는 동성애 혐오의 모습과는 다르게 성소수자에 대한 거리낌은 장애인에 대한 거리낌 정도와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개신교인은 젠더 평등, 장애인 차별에 있어서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를 경험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포용적 관심과 배려에 대해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자신의 삶에서 타인에 대한 포용도는 다르게 나타나는 것, 즉 인식과 행위(태도) 사이의 차이 혹은 모순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고 했으며 "개신교인의 평등 감수성, 다시 말해 타자의 불편과 존재에 대한 예민한 응답과 감응의 정도에 대해 정치 성향이나 신앙의 정도가 개신교인의 인식과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