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서에 등장하는 니고데모는 '예수의 영적 메시지를 알아듣지 못한 유대의 지도자'로 종종 회자된다. 요한복음서 3장이 전하는 사건은 이렇다. 유대의 선생이자 산헤드린 의회의 의원이었던 니고데모는 밤에 예수를 찾아간다. 예수를 '선생'이라 칭하며, 예수가 행한 표적에 대한 놀라움을 표시한다. 예수께서는 니고데모에게 "사람이 거듭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다"고 알리신다. 그런데 니고데모는 '다시 태어난다'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여 "사람이 어떻게 다시 어머니의 배속에 들어갔다가 나올 수 있는가"라고 반문한다.
예수의 가르침에 대한 니고데모의 이해는 여기에서 끝났을까? 니고데모에 대한 이야기를 유일하게 전하는 요한복음서는, 3장 이후의 본문에서(7장, 19장) 니고데모 근황을 자그맣게 알려준다. 다만 3장은 니고데모의 물음과 예수의 대답이 본문의 중심이지만, 7장과 19장은 사건중심의 보도이고 여기서 니고데모 소식은 간략하게 첨부되어 있다.
니고데모의 이와 같은 내용과 관련하여 이계준 목사(전 연세대학교회 담임)가 1월 15일 연세대학교회에서 설교를 통하여 다루었다. 이 목사는 요한복음 3장에서의 니고데모는 "동문서답이나 우이독경에 지나지 않는 대화를 하였고, 지식인 수준의 논쟁은 고사하고 유치한 질문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요한복음 7장과 19장이 전하는 니고데모의 행적을 보면 그에게 일대의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주님의 말씀이 부지불식간에 그의 마음속 깊이 꽂혔는지, 혹은 어떤 연유로 인해서 그가 변화했는지 알 수 없지만, 그가 다시 태어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밝히면서, 7장과 19장 내용을 더 다루었다.
요한복음 7장은 초막적을 맞아 산헤드린에 모인 유대인들이 예수를 죽이려고 모의하는 내용을 전한다. 이 때 니고데모는 "우리 율법은 그 사람의 말을 듣기도 않고 또 그 한 일을 알아보지도 않고 단정하지 않는다"며, 모의하는 유대인들에게 일침을 날린다. 이계준 목사는 니고데모의 이같은 태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밝힌다: "로마 정권의 앞잡이이자 바리새파이고 산헤드린 의원인 그가 예수에 대한 흉계를 꾸미는 의회에서, 자신이 한평생 쌓아올린 스펙을 초개처럼 버리고 다가올 손실과 위기에 개의치 않는 그런 정의의 대변자가 된 것이다....주님께서 암시하신 영적 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와 확신 가운데, 세속주의의 탈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존재로 태어났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또 요한복음 19장은 예수께서 십자가에 운명하신 다음에, 니고데모가 몰약과 침향 섞은 것을 백근쯤 가지고 와서, 아리마대 요셉과 함께 주님의 시신을 장사지낸 사건을 전하고 있다. 니고데모의 이같은 행위에 대하여 이계준 목사는 다음과 같이 밝힌다: "예수의 십자가 고난과 죽음에 동참한 것이다....그의 변신은 하나님 나라 곧 하나님과 함께 존재할 뿐만 아니라, 예수께서 선포하신 로마 식민지 이스라엘을 하나님 나라로 변혁하는 사도가 되었음을 함의한다."
이계준 목사는 위와 같이 니고데모가 요한복음 3장에서의 대화 이후에 '변화' 되었음을 전하며, 오늘날 우리는 '현대판 니고데모의 모습'으로 주님 앞에 서 있을지도 모름을 언급했다. 그리고 니고데모의 변화가 오늘날 우리 삶에 "불가항력적인 도전"이 되어야 함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