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계좌에서 빼낸 돈으로 서울에 자기가 거주할 아파트를 매수한 한 목사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혐의로 기소된 ㄱ목사(68)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ㄱ목사는 교회 계좌에서 아파트를 매수할 자금 총 5억9000여만원을 찾아 개인 명의로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를 구입한 혐의를 받았다. ㄱ목사는 측은 10년 이상 교회에 헌신하며 교회 부동산을 수십억 여원 비싸게 파는 등 교회에 기여한 점과 교회 공동의회에서 '목사님 사택 사드리기'가 통과한 점을 근거로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목사직에서 은퇴한 이후에도 계속 소유할 수 있는 개인 아파트까지 사택에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교회 입장에서 사택을 마련하는 것과 피고인에게 그 금액 상당을 지급해 개인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큰 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회 담임목사로서 모범을 보여야 하는 지위에 있음에도 5억원이 넘는 큰 금액을 횡령해 피해자 교회 다수 교인에게 큰 정신적 상처를 줬다"고 판시했다. 다만 A목사가 2억4300만원 가량을 교회에 돌려줘 일부 피해를 복구한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목회자들의 공금 횡령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 목회자 개인이 교회 계좌 등에 손쉽게 접근할 수 없도록 교회가 공적인 재정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금 높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