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종교학계와 신학계의 거성 길희성 교수 지다

추모예배 심도학사에서 열려..고인 수목장으로 안치돼

kil
(Photo : ⓒ페이스북 갈무리)
▲종교학계와 신학계의 석학 길희성 교수 추모예배가 10일 오후 6시 강화군 소재 심도학사에서 열렸다.

종교학계와 신학계의 석학 길희성 교수 추모예배가 10일 오후 6시 강화군 소재 심도학사에서 열렸다. 고인의 생전 유지를 받들어 빈소를 따로 차리지 않고 가족장으로 장례가 치러졌기에 이날 추모예배에는 빈소를 찾지 못했던 추모객들로 붐빈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시신은 심도학사 뒷편에 수목장으로 안치됐다.

추모예배를 찾지 못한 생전 고인의 동료들의 추모 물결도 이어졌다. 이정배 전 감신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추모글에서 "내가 기억하기로 선생님은 본디 한국불교의 돈오점수론-특별히 지눌선사의 이론-을 연구하셨고 그것을 기독교의 칭의론과 성화론의 관계로 풀고자했다. 단박에 깨쳐 의롭게 되었다하더라도 지속적인 과정속에서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이 선생님의 지론이었다. 이후 이런 시각에서 길교수님은 엑카르트 연구자가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년을 5년 앞두고 은퇴하신 선생님은 강화도에 <심도학사>를 짓고 그곳서 새로운 종교운동을 시작하셨다"며 "신부, 수녀님은 물론, 많은 개신교 목사들 심지어 의미있는 스님들까지 선생님께 배움을 청하고자 이곳으로 발길을 옮긴 것이다. 불교와 엑카르트 그리고 그가 마지막에 심취한 영성에 대한 공부가 주된 내용이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동료였던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는 <베리타스>에 기고한 추모글에서 고인에 대해 "인간성과 하나님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지 않는 세속적 휴머니즘의 한계를 지적하고, 새로운 영적존재로서 인간과 하느님을 주장한다"며 "한국이 낳은 '길잃은 21세기 인간들의 사도'라고 할수 있다. 하나님 안에서 안식하시기를 빈다"고 했다.

한편 8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길희성 교수는 수년 전 사후세계에 대한 자기의 믿음을 고백한 짤막한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바 있다. 마지막으로 그의 글을 인용하는 것으로, 추모를 대신한다.

"나는 몸의 부활 신앙에 따라서, 사후에 모든 인간들에게 개체로서, 개인으로서 구체적으로 의미가 있는 또 하나의 삶의 기회가 주어져야 하며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하여 인생을 미처 살아보지도 못하고 죽은 어린 생명들이나 억울하게 죽은 무수한 인생들이 부활하고 복권되어 다시 한 번 삶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인생을 부족하게 살거나 잘못 산 사람들은 하느님을 대면하여 뼈아픈 회개의 눈물을 흘리고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기회가 있을 것이며, 극악하게 산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지옥의 형벌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구체적이고 사실주의적인 내세관이나 영생관이 없다면, 죽은 자들이나 남아 있는 자들에게 진정한 위로는 있을 수 없으며,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뿐 아니라 삶도 허무를 면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기 때문이다."(2014년 5월 10일 고 길희성 교수 페이스북)

김진한 jhkim@veritas.kr

관련기사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