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게 물어 보아라. 땅이 가르쳐 줄 것이다
바다의 고기들도 일러줄 것이다."(욥기 12:8)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역삼역...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위로한 판타지 드라마를 꼽으라면
단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2022)에 엄지손가락을 들겠다.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우영우의 좌충우돌 사회적응기가
골방에 유폐된 채 자꾸만 쪼그라드는 우리의 마음에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이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또 하나의 주역은 고래.
매회 여러 종의 고래가 등장해 이야기에 살을 입힌다.
그중 눈길을 끄는 건 대왕고래.
보잉 737비행기만큼 큰 대왕고래가 하마만큼 무거운 새끼를 낳는 장면을 본 사람이 아직 아무도 없다. 왜?
"바다는 너무나 크고 또 깊어서 고래들의 비밀을 굳게 지켜주고 있는 겁니다."
우영우의 대사는 계속 이어진다.
"대왕고래의 대변은 붉은색입니다. 주식은 크릴이 붉은색이거든요.
고래의 대변은 바다 깊은 곳에 있는 영양분을
해수면으로 뽑아 올리는 일종의 펌프 역할을 합니다.
고래는 깊은 바다에서 먹이를 먹고
해수면으로 올라와 배설을 하는데
그 대변이 바로 식물성 플랑크톤의 영양분이 되거든요."
존재에 막힘이 없다.
모든 걸 연결하고 순환한다.
고래가 먹고 싸고 돌아다니는 모든 것이 바다를 이롭게 한다니,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
주님,
우리가 먹고 싸고 돌아다니는 모든 활동이 바다를 아프게 합니다.
무인도에 사는 알바트로스의 배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득하다니요?
태평양 한가운데 떠 있는 플라스틱 섬을 보고 있노라면 죄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부디 이 세대를 용서하지 마소서. 아멘.
※ 본 글은 기독교환경교육센터_살림의 2023 창조절 여덟째 주 묵상레터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