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한 궁리나 하는 자들, 잠자리에 누워서도 음모를 꾸미는 자들은 망한다! 그들은 권력을 쥐었다고 해서, 날이 새자마자 음모대로 해치우고 마는 자들이다.(미2:1)
역사의 큰 물줄기를 거스르는 자들의 결과가 어떠했는지는 지난 역사와 성서의 많은 사건들을 통해서 똑똑히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민족은 불행한 역사를 반복하게 되는 것 또한 역사가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올바른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더구나 양심적인 종교인이라면 지금의 시국을 바라보며 어찌 한탄하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지금이 20세 중반으로 착각하여 삽질을 통한 경제 부흥을 부르짖고, 중세처럼 조그마한 싫은 소리도 참지 못하고 마녀사냥으로 정죄하고 탄압하는 것을 보면 21세기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듭니다.
소수의 개발 이익을 위해 가난한 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내고 여섯 달이 되도록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는 용산 학살 사건을 보면 나봇의 포도원을 강탈한 아합의 행위가 떠오릅니다. 그나마 아합은 예언자 엘리야의 질책에 참회라도 했지만 이 정부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갖추지 못하였으며, 장로 대통령으로서 오히려 기독교를 욕되게 하고 있습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봉사해야할 국가 기관은 기득권자들을 위한 권력의 도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권력 기관이, 지키고 보호해야할 국민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는 지난 촛불 정국에서 온몸으로 경험하였습니다. 검찰, 경찰, 국세청은 권력자가 사비를 들여 양성한 사병이 아니라 국민의 세금을 받고 국민들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공적인 기관입니다.
자칭 주류 언론이라는 조중동은 공공성을 망각하고 회사로서의 이익에만 충실하고, 권력을 감시하기 보다는 권력과 밀착하여 여론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언론과 권력이 야합하여 공공재인 방송까지 사적인 이익을 위해 장악하려고 방송법을 개악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몸인 이 자연을 허구적인 경제 논리로 파괴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파괴는 쉽지만 회복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5천년을 살아온 이 땅 한반도는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앞으로 또 5천년을 살아갈 후손들의 것이기도 합니다. 시장에서 서민들을 배경으로 사진 몇 장 찍고 겨우 몇 만원어치 물건 사주면서 정책으로는 부자들에게 마구 퍼주는 것을 서민 정책이라고 홍보합니다.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절대 다수인 노동하는 사람들을 위한 올바른 정책입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이 땅 한반도는 그간 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통해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이명박정부는 민족의 염원인 통일의 길이 아니라 군사적 대결과 적대적 관계를 만들었습니다. 금강산 관광의 중단, 개성공단의 철수 위기, 민간 교류 중단, PSI 참여 등 남남 갈등과 민족 갈등을 조장한 일련의 정책들은 역사적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돌아보면 우리들의 욕망이 만들어낸 결과인지도 모릅니다. 신자유주의에 거대한 물결 때문에 삶이 너무 힘들고 어려워 747을 타고 탈출하려는 꿈에 현혹되어 이 정부를 탄생시켰으나 이륙도 하지 못한 채 자유로운 행진조차 명박산성에 막히고 말았으니 이제 와서 누구를 탓 하겠습니까?
지금의 암담한 시국에 한국 교회는 재를 쓰고 참회하여야 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논리로 국민들의 화만 돋우고 있습니다. 이런 반 기독교적이고 반 선교적인 행태로 인해 참 인간의 길을 인도해야할 교회가 오히려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으니 기독인으로서 부끄럽고 참담할 뿐입니다.
각자가 처한 노동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의 나라를 이 땅에 이루고자 노력하는 우리 평신도들은 부끄러운 마음으로 참회하며 더 이상 이런 나라를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힙니다.
1. 헌법에 보장된 집회, 결사, 표현, 사상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국가 권력의 공공성과 중립성을 회복시켜야 합니다. 정말 '법대로', '법의 정신대로' 실천할 것을 요구합니다.
2. 용산 학살의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의 사과와 처벌을 통해 죽은 자의 명예를 회복시켜야 합니다. 그들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3. 방송 장악을 위한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촉구합니다. 가진 자들 하고만 소통(少通)할 것이 아니라 국민과 소통(疏通)해야 합니다.
4. 대북 강경 노선을 철회하고 평화와 공존의 길로 나가야 합니다. 그것이 민족이 사는 유일한 길입니다.
5. 말로만 대운하를 중단할 것이 아니라 위장된 대운하 사업까지 포기해야 합니다. 성경은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6. 특권층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섬기는 정치로 국정 기조를 전면 전환해야 합니다. 권력은 유한하며,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백성의 마음이 떠난 권력자가 걸었던 길을 교훈으로 삼아야 합니다.
이상과 같은 평신도들의 요구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상식에 해당되는 내용들입니다. 망한 것을 다시 돌아보면 망할 곳으로 달려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때를 놓치고 후회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더 이상 역주행으로 대다수 국민들이 가는 바른 길에 걸림돌이 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 평신도들은 양심의 소리에 따라 행동하며, 정의와 평화의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루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