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용산나눔의집이 지난 29일 오후 4시에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302호에서 도심 속 미등록 이주민 관련 간담회를 진행했다.
성공회 용산나눔의집은 지난해 미등록 이주민의 차별과 취약성에 접근하기 위해 비가시화된 이들의 노동과 일상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드러내고자 <미등록 이주민의 노동권과 성원권을 위한 실태조사 및 가시화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주민센터 친구 이예지 상근 변호사는 "불안정한 체류자격으로 인한 보증금 회수 불안 문제로 반지하에서 거주하게 되는 환경, 친구 관계에서도 생기는 위계, 단속의 불안함으로 제한된 대중교통 이용처럼 공적 영역 뿐만 아니라 모든 일상의 영역에서 제약이 심하고 차별을 받고 있다는 부분이 크게 와닿았다"고 말했다.
또 미등록 이주민이 겪는 계획되지 않은 임신과 출산 관련하여 "미등록 이주 여성은 특히 의료 접근성과 정보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는데, 그런 상황 속 개인에게 피임, 임신 중단을 기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여성의 재상산권과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장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구인의 정류장 김이찬 대표상담활동가는 "임금체불과 열악한 기숙사와 같은 고용허가제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미등록 이주민의 수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며 "미등록 선택을 조장하는 환경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거주 미등록 이주민)은 교통편 이용시 지하철역 단속 때문에 지하철역을 꺼리고 버스를 선호한다는 내용이 인상깊었다"며 "안산은 광역 버스 터미널이 단속의 중심지라 지역 간의 이동에 많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부분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밖에 "(이주인권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이주민을 만나는데 이분들의 속깊은 이야기와 일상에 대해서는 듣기가 쉽지 않았다"며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이들의 이야기를 깊이있게 알 수 있어서 좋았다"고도 덧붙였다.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정영섭 활동가는 "노동부에서 고용허가제 포털을 해마다 산정하는데, 그 계산에 강제출국 될 미등록 이주민의 수를 고려하고 있다"며 "노동부에서 미등록 이주민을 국내 노동력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실태조사가 미등록 이주민의 일상과 노동을 심도 있게 잘 드러낸 것 같아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며 "미등록 이주민이 강제로 단속 추방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삶의 터전에서 뿌리 뽑히는 경험이기에 당사자와 주변사람들에게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상처가 남고 멍이 드는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울러 "노동 영역 사례 중 제일 화가난 부분이 임금 체불 문제, 퇴직금 연차 수당을 주지 않는 문제, 그리고 산재 문제였다"며 "미등록 이주민이 형사 피해자의 경우 공무원의 출입국 통보 의무 조항이 면제가 되는데, 노동 사건 또한 면제 대상이 되어야 노동자가 불안 없이 노동 사건을 진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공회 용산나눔의집 강다영 이주인권 활동가는 지역사회에서 미등록 이주민을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지원체계의 한계에 대해 나눴다. 그는 "미등록 이주민의 사회안전망은 크게 5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 중앙정부, 2) 지자체, 3) 국가 주도 기관 센터(국가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기관 센터), 4) 시민사회, 5) 커뮤니티 (미등록 이주민의 인적자원), 이 사회적 안전망은 매우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 정부는 국민과 등록 이주민 위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지방 정부는 미등록 이주민 지원을 위한 여러 조례를 만들고 있으나 지역마다 그 차이가 심하고, 국가 주도 기관과 센터는 현 정부의 예산 축소로 이주민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국가 지원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미등록 이주민보다 등록 이주민 중심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미등록 이주민 지원을 하기 위해 시민사회, 특히 지역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며 "정부 기관/센터, 시민사회 등 다양한 사회안전망 단위가 협력하여 미등록 이주민의 어려움과 욕구에 대응하고 반응할 수 있는 견고하고 포괄적인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