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하나님, 주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주님, 해고자가 되고 맞는 하루하루가 바쁘게 돌아갑니다.
월요일은 내 일터였던 세종호텔에서 '해고자를 복직시키라'는 외침으로 아침을 시작하고 한 주의 투쟁 활동을 계획합니다.
화요일은 도시가스 연대로, 수요일은 유천초 부당징계 연대로,
목요일은 세종호텔 해고자 투쟁문화제로,
때론 멀리 구미의 아사히글라스 복직투쟁 연대와
한국옵티칼 고공농성 연대,
울산의 서진, 부산에 있는 서면시장에까지 연대를 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동지들과 함께하여 주셔서
투쟁이 헛되지 않도록 도와주시고 지치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고 속히 투쟁이 끝이 나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주님, 고난주간에,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보낸 가족들을 생각합니다.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故방영환, 故김용균...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재해로 죽고,
국가가 지키지 못해 죽어가고 있는 가운데
진상규명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애끓는 심정의 가족들이 있습니다.
희생자들의 억울함이 속히 밝혀지도록 도우시며
다시는 이 땅에서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주님, 주님을 알고 주님을 의지하며 살아왔던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특히, 재판과정을 보면서 주님의 뜻이 어디 있는지,
주님의 계획하심은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는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주님, 절망 가운데 빠지지 않게 도우시며
의로운 재판장 되시는 주님을 의지하며
소망을 품고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투쟁의 힘든 길을 선택한 것은 나 자신입니다.
이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게 하여 주시옵고
주님의 자녀로 세상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고 투쟁이 끝나는 날까지 함께하는 이들이 다치거나 죽지 않게
주님께서 보호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간구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김란희 | 세종호텔지부 해고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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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2024년 한국기독교 부활절맞이 묵상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