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선교 140주년을 맞아 전국 곳곳의 선교 유적지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올리려는 지방자치단체들의 공동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전국 각지에서는 개신교 선교사들의 활동과 도시 근대화의 자취를 따라가는 탐방·순례 코스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대구 중구는 5개 골목 투어 코스 중 '2코스 근대문화골목'을 개신교 순례 코스로 구성했다. 청라언덕 선교사 사택에서 출발해 대구제일교회, 계성·신명학교, 제중원 등 교회·학교·병원이 함께 세워졌던 선교 기지의 흔적을 따라가는 동선이다.
광주 남구도 양림동 지역을 중심으로 '선교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허철선·우일선 선교사 사택, 선교사 묘역, 오웬기념각 등 선교 유산이 밀집해 있어 지역의 대표적인 기독교 문화 탐방 코스가 되고 있다.
140년 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처음 상륙한 인천은 인천관광공사가 '기독교 성지 도보순례 코스'를 개설해 내리교회,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탑(상륙 지점), 인천 최초 장로교회인 제일교회, 성공회 내동교회 등을 연결해 순례객을 맞고 있다. 공주 역시 공주제일교회를 출발점으로 영명학교, 선교사 주택을 잇는 코스를 운영해 지역 선교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한국순례길', '한국기독교문화유산보존협회' 등이 전국 개신교 유적 순례 프로그램을 안내하며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지역별 움직임 속에서, 개신교 역사 유적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공동 등재하려는 지자체들의 협력도 시작됐다. 지난 6월 광주 남구 오웬기념각에서 '개신교 선교 기지(Mission Station)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지방정부협의회'가 출범하며 공식적인 등재 추진 체계가 마련됐다.
참여 지자체는 광주 남구(오웬기념각 등), 대구 중구(대구제일교회 등), 청주시(탑동 양관), 공주시(공주제일교회 등), 김제시(금산교회), 전주시(예수병원 등), 목포시(양동교회 돌예배당 등), 순천시(순천기독교진료소 등) 총 8곳이다.
이들 지역에는 100여 년 전 선교사들이 세운 교회·학교·병원·사택·선교관 등이 현재까지 비교적 잘 보존돼 있으며, 상당수가 문화유산으로 지정·등록된 상태다. 협의회 창립총회에서는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이 회장으로 선출됐다.
국가유산청은 2021년 발표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 목록 신규 발굴 연구 보고서'에서 "국내 선교 기지 유적은 원형 보존 수준이 높고 관리 상태도 양호해 유네스코 기준인 '진정성'과 '완전성'을 충족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19세기 서구 개신교는 인도·중국·일본 등 여러 지역에도 선교 기지를 설치했지만,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례는 아직 없다. 이에 따라 협의회는 올해 말까지 지역별 선교 유적에 대한 연구 용역을 마무리하고, 국제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활동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