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환경의 변화 속에서 확산되는 이른바 '가짜뉴스'를 크리스천은 어떻게 분별해야 할까. 디지털 미디어 시대를 맞아 교회의 소통 방식과 책임을 점검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박승렬 목사) 미디어홍보위원회는 지난 19일 서울 경동교회에서 '2025 미디어 리터러시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교회와 미디어의 관계를 성찰하고, 가짜뉴스 확산에 대한 교회의 대응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기독교 신앙과 미디어의 중요성'을 주제로 발제한 임영섭 목사(경동교회)는 기독교 역사 속에서 미디어가 차지해 온 의미를 짚었다. 임 목사는 "성경의 역사가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다. 문자가 없던 시기에는 구술로 전해졌다"며 "문자가 생긴 이후에도 지금과는 달리 문맹률이 굉장히 높았고, 대부분 지배층만이 문자를 읽고 쓸 수 있었다. 그들의 이해가 반영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쇄술의 등장으로 신앙 구조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임 목사는 "모두가 읽을 수 있는 문자로 성경을 대량 보급한 인쇄술은 신앙 구조를 권위 중심의 제도교회에서 독자 중심의 참여적 공동체로 이동시켰다"며 "미디어 리터러시는 단순한 기술 교육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기 위한 신학적 분별의 실천이자 새로운 시대의 영적 경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제에 나선 변상욱 전 CBS 대기자(한국기독교언론포럼 공동대표)는 한국교회 내에서 가짜뉴스가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배경을 분석했다. 변 전 기자는 "교회는 갖출 만한 것을 다 갖췄다. 심판론도 있고 종말론도 있고 최후의 전쟁에 대한 예언도 있다"며 "여기서 잘못된 해석과 '인포데믹'(거짓정보 확산으로 인한 혼란)이 오기 쉽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와 달라진 교회의 사회적 위치에도 주목했다. 변 전 기자는 "2000년대 이전만 해도 개신교는 상당한 위세를 자랑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짜뉴스를 만들어낼 이유가 없었다"면서도 "교세가 급격히 위축되고 사회적 신뢰를 상실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진보정권의 등장과 함께 교회를 보수 기득권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강해지자 내부 응집과 결속력 강화 필요성이 대두됐고, 그 과정에서 외부 적대 세력을 규정하며 '인포데믹'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대안에 대해서는 기존 언론 환경 변화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이전에는 공영방송의 복수 체크와 중도적 신문을 함께 보는 것이 인포데믹을 이겨내는 방법으로 제시됐지만, 지금은 기성 언론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며 "스마트하고 유익한 기독교 콘텐츠를 집적하고, SNS를 활용해 거짓 정보를 넘어서는 새로운 소통 기제를 쌓아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번 아카데미는 가짜뉴스 확산이라는 사회적 문제 속에서 교회가 어떤 태도로 미디어를 이해하고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무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