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국 민중의 한 맺힌 절규를 신학화”

민중신학의 창시자 서남동 박사(1918-1984)의 25주기를 맞아, 후학들이 기념 논문집을 냈다. ‘서남동과 오늘의 민중신학’(동연)이다.

책 1부 <서남동과 민중신학>에서는 서남동의 민중신학을 재조명하는 글을 실었다. ‘서남동의 생태학적 윤리에 대한 소고’(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 ‘민중신학의 신학자적 위치와 의의’(김균진 전 연세대 교수), ‘서남동과 5.16 그리고 6월의 촛불’(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 ‘서남동과 통일신학’(이재정 성공회대 교수) 등 8편이 실렸다.

이재정 교수는 글에서 서남동 박사가 1970년대 민주화운동의 한가운데서 현장의 신학을 만들었다고 말하며 이 시대에도 민중신학의 부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부 <다시 민중신학을 말하다>에서는 오늘날의 민중신학을 다룬다.

김경재 교수는 ‘씨알, 민중, 그리고 시민운동체의 영성’이라는 글에서 현 정부의 정책기조가 반민주, 반생명, 반민중, 반평화라며 비판하고 1960~1980년대 한국사회의 민주화운동, 인권운동, 평화통일운동을 견인했던 민중신학과 씨알사상의 통찰력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고난과 희망 사이에서 ; 민중의 신학’(권진관 성공회대 교수), ‘제 2 종교개혁을 지향하는 민중신학’(임태수 호서대 명예교수) 등 8편이 실려 있다.

3부 <해외 신학자가 본 민중신학>에는 1975년 서남동 박사의 초청으로 방한해 민중신학자들과 교류했던 위르겐 몰트만 교수의 글 ‘그의 이름은 정의입니다’ 등 3편을 실었다.

서남동기념사업회 회장을 맡고 있는 서광선 교수는 서문에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외치는 교회도,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돌본다고 철석같이 약속하고 대권을 장악한 정부도, 한국 민중의 고통과 분노를 외면하고 있다”며 “한국 민중의 한 맺힌 절규를 신학화해본다”고 썼다. 

 

차례
 

이 책을 내며
 

연보와 화보

 
1부 서남동과 민중신학
서남동의 한恨 담론에 관하여 - 김용복
서남동과 통일신학 - 이재정
서남동의 생태학적 윤리에 대한 소고 - 김경재
민중신학의 신학사적 위치와 의의 - 김균진
서남동의 민중신학과 여성신학 - 최만자
제3세계의 민중신학 - 김경남
서남동과 5 ․ 18 그리고 6월의 촛불 - 서광선
내 환경활동의 근원은 서남동 - 신대균

 
2부 다시 민중신학을 말하다
고난과 희망 사이에서 - 민중의 신학 - 권진관
죽재 서남동의 교회론과 민중선교 - 류장현
두 이야기 합류로서의 민중교회운동의 새 전망 - 정상시
민중교회에 대한 신학적 평가와 과제 - 류장현
제2종교개혁을 지향하는 민중신학 - 임태수
씨알, 민중 그리고 시민운동체의 영성 - 김경재
한국사회의 여성인식과 성 구매 - 조영숙
한국경제의 진로 - 유종일

 
3부 해외 신학자가 본 민중신학
그의 이름은 정의입니다 - 위르겐 몰트만
서남동의 신학 : 두 전통의 합류 - 폴커 퀴스터
아시아신학 작업의 미래 : 새로운 도전 맞서기 - 웨슬리 아리아라자

 
부록 1 죽재서남동기념사업회 창립총회 선언문


부록 2 달릿과 미얀마의 민중 이야기

 
참고문헌


주석

 
이 책을 내며(서광선)

 
한국 민중의 한 맺힌 절규를 신학화해 봅니다

죽재 서남동 목사님이 한국 민중과 신학 하는 믿음의 동지들 곁을 떠나신 지 25년, 4반세기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1970년대의 한국 민중의 한 맺힌 신음 소리―노동운동가 전태일이 개발 독재에 항거하여 분신하며 울부짖은 고함 소리―에 응답한 선지자 신학자 서남동 교수의 민중신학이 태동한 지 36년이란 파란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1998년 아시아와 한국의 금융 파동으로 한국 민중은 다시 궁핍해졌고, 이후 10년 동안 한숨 소리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적 신자유주의 경제공황으로 민중의 신음소리는 온 하늘과 온 땅에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외치는 교회도,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돌본다고 철석같이 약속하고 대권을 장악한 정부도, 한국 민중의 고통과 분노와 안타까움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민중신학은 1970년대에나 힘이 있던 기독교 일부 신학자들의 몸부림이었습니다. 오늘의 세계화된,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의 시대에 그 소리는 모기 소리에 불과했고 소외되고 멸시되어 왔습니다.

2009년 5월, 한국의 민중은 민중의 대통령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투신을 가슴속 깊이 애도했습니다. 한국 민중의 눈물과 통곡 속에서 자신들의 정치적․경제적 죽음을 아파하고 슬퍼하고 분노하는 아우성이 있었습니다.

선생님, 죽재 서남동 목사님을 사랑하고 존경하며 선생님의 뒤를 이어가려는 후학들이 모여서 1년 동안 공부한 글들을 여기에 내어 놓습니다. 민중의 현장에서, 신학을 가르치는 강의실에서, 교회에서, 복지시설에서 서 목사님의 삶과 말씀과 행동과 실천들을 기리며 쓴 글들입니다. 살아 있는 저희들은 1970년대의 전태일의 분신과 2000년대의 노무현의 투신 사이에서 한국 민중의 한 맺힌 절규를 신학화해 봅니다.

1984년 무더운 여름, 이 세상과 하직하신 목사님을 그리며, 부끄러운 제자들이 25년 만에 이 책을 내어 놓습니다. 목사님이 바라보시며 말씀하시던 민중의 역사, 민중이 인간 대접을 받으며 행복하게 사는 하나님 나라, 2000년 전 척박한 땅 유대 나라에서 로마제국의 학정 아래 신음하는 민중들에게 전한 하나님 나라의 복음. 그 복음을 행동과 실천으로 전파하려는 것이 이 작은 책을 세상에 내어 놓는 제자들의 고백이며 다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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