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 27일 한강하구에선 첫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가 열렸다. 당시 행사 참석자들은 한강하구로 열리는 뱃길을 통해 남북 화해와 교류의 지평이 서서히 넓혀질 것을 확신했고, 행사는 이후 4년간 지속됐다. 이 행사를 전문적으로 주최하기 위해 조직까지 구성했다.
그러나 올해엔 남북 간 냉각기류 형성과 안전의 이유로 그리고 정전협정에 없는 유엔사의 ‘관할권’의 주장으로 ‘평화의 배’는 결국 원하는 항로에 진입하지 못했다. 대신 행사 관계자들은 ‘한강하구 평화적 문제해결 방향과 유엔사에 대한 재인식 공개토론회’를 열어 ‘평화의 배’를 전략적으로 그리고 안전하게 띄울 방법을 모색했다.
▲ 27일 오후 2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7.27 한강하구평화의배띄우기’가 남북 정부를 향한 평화 촉구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진한 기자 |
27일 오후 2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토론회에 앞서 행사 관계자들은 남북 정부를 향한 평화촉구 성명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정택 ‘7.27 한강하구평화의배’ 상임집행위원은 인사말에서 “남북간 냉정기류가 형성돼 올해에는 배를 못 띄웠다”며 “남북 관계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남북 화해 평화를 촉구해 조속히 ‘평화의 배’를 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사의 취지를 설명한 박성용 ‘7.27 한강하구평화의배’ 상임집행위원은 정전협정 1조 5항의 ‘한강하구 수역은 쌍방 민간선박의 항해에 대해서는 개방한다’는 내용을 다시금 확인했다.
그는 “군사분계선 남쪽 2km에 이르는 비무장지대의 관리권은 유엔군 사령관이 가지고 있다”며 “그러나 한강하구는 다르다. 민간선박의 항행규칙을 정할 수 있는 권한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군사분계선을 통과하는 모든 사람과 물자가 유엔사령관의 허락이 있어야 하나 한강하구는 민간인들의 자유왕래를 위해서 개방된 해방구라는 말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7.27 한강하구평화의배띄우기’ 조직위원회는 남북 정부를 향한 평화촉구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조직위원회는 성명서에서 “현재 남북정부 당사자들이 치닫고 있는 군사대결과 전쟁가능성의 대치국면은 조속히 평화통일을 위한 상호 신뢰와 협상에로 전환되어야 한다”며 “막혀있고 죽임의 강으로 존재하는 한강이 화해상생의 생명의 강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남북 정치영역에서 평화분위기의 조성과 정전협정에 없는 유엔사 관할권에 대한 진실규명과 국제적 공조를 통한 그 역할의 재조명 그리고 시민사회 역량강화가 함께 어우러져야 함을 우리는 확인한다”고 밝혔다.
조직위원회는 또 공개토론회를 열게 된 이유에 대해 “대립과 갈등, 죽임과 전쟁의 최전선인 한강하구를 실질적인 생명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역할을 모색할 것”이라며 “유엔사에 대한 국제법적인 책임부분을 재조명하고 유엔사의 적절한 지위부여를 위한 국제공조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 남북 당사자들은 한강하구의 민간선 안전운행을 위해 평화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며 ▲ 민간인 남북교류를 활성화 하고, ▲ 한강하구의 평화와 생태적 건강성을 위한 ‘한강하구평화정책협의회’를 구성하며 ▲ 생명평화지대로 선정돼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전환되도록 하는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7.27 한강하구평화의배띄우기’는 오는 10월 열리는 ‘평화와 비폭력 세계행진’에 한국측 단체로 참여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의 중요성을 알릴 예정이다.
‘7.27 한강하구평화의배띄우기’에는 ‘비폭력평화물결’ ‘생명평화기독연대’ ‘평화와 비폭력을 향한 세계행진 한국위원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