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김정석)가 29일 서울 광림교회에서 대의원 1,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7회 총회를 개회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김정석)가 29일 서울 광림교회에서 대의원 1,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7회 총회를 개회했다. 30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총회에서는 교단의 주요 행정 사무와 사업을 점검하고 향후 과제를 논의한다. 특히 교세 감소와 다음 세대 이탈, 선교사 고령화 등 감리회가 직면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주요 과제로 제기됐다.
총회 첫날은 개회예배와 성찬식을 시작으로 공천위원회 보고, 총장 인준, 본부·자치단체·기관·감사 보고, 분과위원회 조직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둘째 날에는 분과위원회 보고와 결의, 본부 감사위원회 조직, 입법의회 회원 및 공천위원 선출, 감독 이·취임식 등이 예정됐다.
감리회는 2년마다 총회를 개최하며, 총회가 열리지 않는 해에는 입법의회를 통해 교단의 법과 제도를 정비한다. 이에 따라 이번 총회에서는 법 개정보다는 교단 행정과 사업 전반을 점검하고 향후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데 무게가 실렸다.
김정석 감독회장은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전환점이길'이라는 제목의 총회사에서 총회의 의미를 교단의 사명을 재확인하고 미래의 방향을 함께 분별하는 자리로 규정했다. 그는 "총회는 한 해의 행정과 사업을 결산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자리를 넘어, 하나님께서 우리 감리교회에 맡기신 사명을 다시 확인하고 우리가 걸어온 길을 믿음으로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함께 분별하는 거룩한 자리"라고 밝혔다.
김 감독회장은 급변하는 사회 환경과 한국교회의 위기를 함께 언급했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 저출생과 고령화, 기후위기와 지역소멸, 세대와 계층 간 갈등 등이 사회의 미래를 어렵게 하고 있으며,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외로움과 불안, 상실과 단절을 경험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이러한 시대에 교회가 먼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인 수 감소와 다음 세대의 이탈, 교인 고령화, 미자립교회 증가, 목회자 수급과 생활의 어려움, 교회 재정의 불균형, 교회 내 갈등과 분열 등이 한국교회가 직면한 현실이라는 것이다.
김 감독회장은 "교회가 세상의 빛이요 소망이어야 하는데 세상의 갈등을 치유하는 역할에 충실했는지, 복음의 본질보다 조직과 제도, 이해관계를 앞세우지 않았는지 돌아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의 위기는 단순히 교인 수가 줄어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복음의 능력을 삶으로 증언하는 신뢰가 약해지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말씀과 성령으로 새로워지는 교회, 기도하는 교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삶으로 실천하는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 웨슬리가 중시했던 거룩한 삶과 경건의 훈련, 이웃을 향한 사랑의 실천 역시 오늘날 감리회가 회복해야 할 가치로 제시했다.
김 감독회장은 제37회 총회가 과거를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변화를 무조건 수용하거나 과거의 방식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변하지 않는 복음 위에 서서 변화하는 세상에 지혜롭게 응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감리회의 목표로 단순한 교세 회복을 넘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더 거룩한 교회, 이웃에게 사랑받고 신뢰받는 따뜻한 교회, 다음 세대가 꿈을 꾸는 희망찬 교회, 세상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선교적인 교회를 제시했다.
이러한 과제는 총회에서 보고된 교세 통계와 선교 현황에서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국내선교부 보고에 따르면 감리회 교세는 2010년 약 159만 명에서 2026년 약 114만 명으로 감소했다. 약 15년 사이 45만 명가량 줄어든 것이다. 국내선교부는 다음 세대 사역의 위축에 대한 교단 차원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국내선교부는 교회학교와 청년부가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다시 일으켜 세우며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세 감소를 단순한 통계상의 변화로 받아들이기보다 다음 세대 신앙교육과 교회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문제로 인식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다.
세계선교 분야에서도 세대교체와 선교 기반 유지가 주요 과제로 제기됐다. 세계선교정책부와 세계선교사역부 보고에 따르면 감리회 파송 선교사는 81개국 1,266명이며, 726가정에 이른다. 이 가운데 50~60대 선교사가 63.6%를 차지하고, 15년 이내 은퇴 예정자는 330명으로 전체의 25.7%에 달한다.
세계선교정책부는 선교사 은퇴 이후 귀국과 정착에 필요한 주거·연금·의료 지원, 선교지 재산의 보존과 이양 등을 뒷받침할 체계가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세계선교사역부 역시 젊은 선교사의 유입이 크게 줄고 있다며 선교지를 이어갈 다음 세대 선교사의 지원을 확대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감리회의 선교 역량을 지속하기 위해 선교사 파송뿐 아니라 은퇴 이후의 삶과 선교지의 지속 가능성, 후속 세대 양성을 아우르는 체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국내 교회에서 다음 세대가 줄어드는 문제와 해외 선교 현장에서 젊은 선교사의 유입이 감소하는 문제는 교단의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함께 다뤄야 할 과제로 부상했다.
개회예배는 김정석 감독회장의 집례로 진행됐다. 김성복 감독과 유병용 감독이 각각 죄의 고백과 용서의 말씀을 인도했으며, 황규진 감독이 교독문을 낭독하고 서정숙 장로(여선교회전국연합회장)가 대표기도를 드렸다. 박재혁 장로(남선교회전국연합회장)의 성경봉독과 광림교회 연합찬양대의 찬양에 이어 김 감독회장은 골로새서 3장 12~15절을 본문으로 '예수의 옷으로 갈아입은 자'라는 제목의 설교를 전했다.
이어진 성찬식에서는 각 연회 감독들이 기도와 성찬 예식의 순서를 맡았으며, 이예찬 청년(청년회전국연합회장)이 봉헌기도를 드렸다. 성찬식은 파송 찬송과 김정석 감독회장의 파송 및 축도로 마무리됐다.
제37회 총회는 교단의 행정과 사업을 점검하는 동시에 교세 감소와 다음 세대 이탈, 선교사 고령화라는 현실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이번 총회에서 제시된 교회의 본질 회복과 미래 준비라는 방향이 구체적인 정책과 지속적인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