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법은 잘 안 지킨다. 어떤 법은 아예 무시한다. 아니 나만 그런 게 아니고, 이.민.자. 사회에서는 이게 한 풍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소위 “이민 초기”에 우리 이.민. 자들이 흔히 겪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뭐니 뭐니 해도 “스테이터스,” 곧 합법적 체류 신분 해결이다. 그리고 L.A. 인근에 들어서 있는 1천개나 되는 한인 교회들은 이 일에 놀라운 공헌을 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예전에는 성경학교 교사라는 이유만으로도, 거의 사실상 아무나, 교회를 통한 영주권 획득의 길이 열려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길이 철저히 막혔다. 그런 좋은 시절 얘기와 최근에 있었던, 법에 얽힌 얘기를 나누려 한다.
“영주권을 얻도록 교회가 도움을 줘야 겠습니다.” “불법 서류, 서류 조작에 우리 교회가 협조를 한다구요?” “얘, 바로 그겁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이해를 구합니다. 책임은 물론 제가 지겠습니다.” 난리를 부릴 기세들을 보였다. 바르게 살려고 애쓰다 미국으로 쫓겨 온 줄 알았는데, 이거 영 엉터리 아니야? 아마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그 다음 주일, 강단에서 나는 외쳤다. “예수, 믿지만 말고, 살아냅시다. 그는 낙오된 사람들을 일으켜 세우기 위하여 안식일 법을 공공연히 어겼습니다. 우리도, 미국에 살고는 싶은데, 합법적으로 신분 해결하기까지는 세월이 요원한 사람들에게, 약간의 편법을 써서라도, 정착에 도움을 줍시다. 이 땅이 본디 누구의 땅이었소? 이것이 예수의 정신을 오늘 우리가 계승하는 겁니다. 물론 자격이 전혀 미달인 사람들을, 통째로 조작하여, 신분을 해결해 주자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모든 이민 서류는 제가 혼자 서명합니다. 여러분들은 ‘모른다’고 말만 해 주시시면 됩니다. 그래야 법적 문제가 발생할 시, 제가 홀로 책임을 질 수 있겠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변호사를 통하여 안 일이지만, 이민 심사관들은 한국인들이 무슨 짓들을 하는지 잘들 알고 있다 했다. 그들에 의하면, 한국인들은 필요하다면 “하느님 싸인도 받아낸다”는 것이었다.
나는 지금도 모르겠다. 잘한 일인지 잘 못한 일인지 ... 우리는 고의적으로 법을 어겼다. 약간의 허위 정보를 서류에 기재하였다. 그 덕에 여러 명이 합법적 신분을 얻어, 지금 잘 살고들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교회 혹은 나 개인이 1원짜리 한 장 팁으로 받지는 않았다.
다른 하나는 며칠 전에 마무린 된 일이다. 한인타운 한복판, 상습적으로 딱지를 떼는 곳에서, 아차 하는 순간, 교통 딱지를 받았고, 그걸 해결하는 데 무려 500불을 지불했다. 지금 L.A가 건재하는 건 나의 공헌이 지대하다. 시 재정에 어려워지니, 교통 벌금을 2배 이상으로 인상한 것이다. 이 와중에 사무실에 찾아온 중년 신사 한분도 같은 경험을 하였다고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그런데 그는 나보다 경우가 더 심했다. 벌금을 제때 내지 않은 이유로, 범칙금에 이자까지 붙어 800불을 지불해야 했다. 억울하다고 아우성이다. 3초 정지 신호에서 1초만 정지했다고 800불 지불하는 건, “좀 너무한 것 아니얘요? 경기도 안 좋은데 ....”
“당신 왜 그렇게 생각해요. 나는 교통 딱지를 당할 땐 항상 기본 좋게 벌금을 냅니다. 왜냐하면 늘, 상습적으로, 내가 교통 법규를 위반하고 있는데, 이걸 높은 데 계신 하느님께서 어여삐 보시고, 교통 경찰을 통해, ‘얘, 그러다 큰일 치를래? 조심해라!’하고 경고해 주시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오? 당신은 억울하다 하지만, 당신 판단에는 당신이 교통 법을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시오?” 물론 아니다. 그러나 “남들도 다 그렇게 다니는데 ...” “왜 남들 신경 쓰지오. 하느님께서 당신과 당신 가족의 생명을 신경 써 주시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오! 아무 소리 말고, 벌금 잘 내고 오시오.”
그 다음 날, “목사님도, (교회) 사업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제 목사님 말씀 듣고, 큰 위로 받았어요.” 그는 아직도 웃고 있었다.
(LA 한아름교회 홍정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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