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평화’라는 이름으로 한 자리에 모이다

 ▲2003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시린 에바디 이란 변호사와 국내 각계 지도자 200여명이 10일 프레스센터에서 만찬을 가졌다. 사진 가운데가 에바디 변호사 ⓒ이지수 기자

사회 각계 지도자들이 ‘평화’라는 이름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10일 아시아기자협회와 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2003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 이란 변호사와 국내 지도자 200여명을 초청해 프레스센터에서 만찬을 열었다.

에바디 변호사는 이란에서 이슬람 근본주의에 맞서 여성과 어린이 인권을 위해 싸운 공로를 인정 받아 이슬람권 여성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했으며, 이번에 만해 한용운을 기념하는 단체인 만해사상실천선양회가 수여하는 ‘만해평화상’을 수상하기 위해 방한했다.

만찬에는 김근상 성공회 주교 등 종교계 인사들을 비롯해 김영란 대법관, 강지원 변호사, 김진경 연변평양과학기술대 총장, 소설가 황석영 등이 참석했다.

축사에서 지도자들은 하나같이 ‘평화’를 열망했다. 김근상 주교는 ‘종교간 평화’를 말했다. 그는 “먼저, 오랜 세월 동안 기독교가 신앙의 이름으로 이슬람을 핍박한 데 대한 사과를 받아달라. 지금도 어느 곳에서 진행되고 있을지 모르는 기독교의 패권의식을 용서해달라”며 말문을 연 뒤, “여사님과 함께 인권의 깊은 뜻을 나누도록 애쓰겠다”고 말했다.

김진경 총장(연변과학기술대)은 “평화를 위해 우리는 남을 이해하고 서로 화해해야 한다”며 “모든 ‘이즘’(ism)을 뛰어넘어 진정한 평화와 휴머니즘을 이뤄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소설가 황석영은 “세계 곳곳에서 평화와 인권을 위해 노력하지만, 아직도 세계에는 억압 받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여성과 어린이는 ‘마지막 식민지’라 불릴 정도로 인권의 위협 속에 있다”며 이에 이란에서 여성과 어린이의 인권을 위해 싸운 “에바디 선생의 방한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국내 지도자들의 축사 후 강단에 선 에바디 변호사는 “평화 없이 누리는 어떤 권리도 무가치하다”고 연설했다.

또 평화를 위해서는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한다”며 “다양한 인종이 있다는 것, 다양한 종교가 있다는 것 등 이 세상에 다양한 여러 것들이 있다는 것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 과거의 시련의 시기를 지나 지금은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정착된 것 같아 보인다면서도, “(남북) 이산가족이 서로의 소식을 주고 받는 데 정부가 끼어들 권리가 있는 지 묻고 싶다”고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에바디 변호사는 방한 후 경동교회(개신교), 명동성당(가톨릭), 봉은사(불교) 등을 방문하며 종교 간 상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으며, 여성의전화, 전태일거리 등을 방문하는 등 한국의 인권 문제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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