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신대학교(윤응진 총장) 평화와 공공센터 창립기념행사에서 특별 강연을 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남북관계 발전과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주제로 현 남북관계를 진단하고, 현재 정체된 남북관계가 하루 속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김진한 기자 |
김 전 대통령은 “2001년 취임한 부시 대통령은 (햇볕정책)을 전면적으로 거부하고 북한에 대한 대화와 협상을 반대했다”며 “부시 정권은 전쟁으로 북한을 응징할 능력도 없었을 뿐더러 경제제재 또한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는 이유로 결정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부시 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과 제가 합의한 북한과 직접대화를 시작하고 주고받는 협상을 하게 된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한 것은 만시지탄이 있지만 매우 잘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미국의 이같은 조치에 북한 당국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그는 “이제 북한은 다음의 제3단계 협상을 통해서 핵에 대해서 일호의 의문의 여지없이 모든 것을 공개하고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제사회에 나와서 중국이나 베트남과 같이 평화의 대열에 참여하면서 스스로의 발전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하루속히 남북 관계가 정상화 돼 양국간 실익을 취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남북 경제협력이 양국간에 큰 이익을 보장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현재의 경제난국을 타개할 획기적인 방법은 북한으로의 진출”이라고 제시, 경제 난국을 타개할 방안으로 북한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북한이 보유한 텅스텐, 마그네사이트, 금, 동, 석탄 등의 지하자원 그리고 북한의 값싸고 우수한 노동력은 여전히 미개척 시장으로 남아있기에 타국보다 하루 빨리 진출하는 것이 국가 경제적 이익이라는 설명이었다.
한편 북한의 민주화에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북한이 경제 발전을 할 경우 중산층이 생겨나게 되며 이는 지식인 층의 폭이 확대됨을 뜻한다”고 말했다. 즉, 경제인, 지식인과 같은 중산층이 늘어나게 되면 과거 영국과 프랑스에서 중산층인 부르주아들이 정치를 봉건체제에서 민주체제로 변화시켰듯이 북한의 민주화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남북간 통일 논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무력통일은 민족공멸의 길이고, 흡수통일은 엄청난 경제적 부담을 안게 되고 또 수십 년 동안 적대관계에 있었던 결과로 정신적 갈등을 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승자와 패자로 구별 된 통일이 아닌 단계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이룩하자”며 남북관계의 조속한 정상화와 평화적 교류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에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인정 △쌀의 인도적 지원 조속 재개 △개성공단 노동자 숙소 건립 △금강산관광 재개 등을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끝으로 김 전 대통령은 한신대 평화공공센터 개소와 관련, “한신대의 창학정신과 한신대 출신 선배들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견지해서 다시 한번 이 나라 민주주의와 정의와 평화적 통일을 추진하는 선봉장이 되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