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사진을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드러낼 수 있다면

기독사진가 장일암 작가 인터뷰

 ▲지난 20일부터 명륜동 갤러리에서 기독사진작가 장일암 씨의 개인전이 열렸다. 장 작가는 대칭성을 이용한 포토데칼코마니 기법을 통해 하나님이 주시는 영감을 표현했다. 장일암 作. In His Grace 중에서

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사람들 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 필름카메라에서 디지털카메라로 시장의 흐름이 변화되면서 카메라는 더 이상 전문가들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젊은이들은 자신이 찍은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고 서로 평가하며 친구들과 소통한다. 사진은 이제 문화의 한 트랜드가 된 것이다. 이 사진을 통해 하나님과 소통을 추구하는 예술가가 있다길래 그를 찾았다.

지난 20일부터 대학가 한 갤러리에서 한국기독사진가협회(KCPA, Korean Christian Photographers Association) 크리스천포토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는 장일암(48) 작가의 전시회가 있었던 것. 일반 사진전이 아니라 하나님께 영감을 구하고 기도해서 만든 작품이라고 했다. 궁금했다. 사진으로 하나님의 마음을 드러낼 수 있을까.

대학가로 향했다. 보도사진을 찍어오던 기자에게 기독 사진작가와의 만남은 기사를 써야 한다는 본업을 망각하게 할 만큼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었다. 후보정(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한 후 포토샾 등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사진을 보정하는 작업) 스킬도 사용하는 것일까? 사용하는 장비와 렌즈는...? 한 수 배우려고 다짐하며 찾아 나선 발걸음. 그러나 장 작가와 만나 이야기 하면서 사진에 대한 기존 시각이 깨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명륜동 한 갤러리에서 그를 만났다. 반갑게 웃으면서 기자를 맞이하는 장일암 작가. 큰 키와 어깨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가 인상적이었다. 장일암 작가는 한국기독사진가협회의 부설 기관인 크리스천포토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다. 기독사진가라는 말이 반갑기도 했지만 생소했다. 일반 사진 작가와는 다른 기독사진작가의작품 활동이 궁금해 졌다. 

“서양미술에서 기독교적 가치관은 항상 작품에 중심된 주제였었다. 그러나 세상이 변하면서 예술에서 종교성이 배제 됐는데, 우리는 다시 사진 예술에 우리의 신앙을 가미한 사진을 해보자는 것이다.” 장 작가는 사진 예술이라는 것이 작가의 내면세계를 표출할 수 있는 주관적 예술로 작품을 통해 우리의 신앙을 고백할 수 있다고 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을 소개해 달라고 하자 소개해 준 작품. 깊은 밤에 묵상에 빠져 있는 마음을 흐르는 물에 비유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장 작가는 “기독예술 사진도 은유법을 통해 보이지 않는 개념을 형상화 할 수 있다”고 했다. 장일암 作. In His Grace 중에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것  ‘보는 문화’에서 사진 통해 하나님 보게 해야

기독 사진가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이유를 묻자 자본이 지배하고 있는 현재의 물질문명 속에서 ‘관음(觀淫)’의 심각성으로 그는 답을 대신했다. “인터넷에 도배된 선정적 사진들을 보라. 심지어 가족들이 함께 보는 TV 광고, 드라마에도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들로 난무하고 있다.” 장 작가는 기독 사진이 향락과 사치로 극을 달리고 있는 세상 문화 가운데 하나님의 영감을 담은 사진 예술이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작가는 시각적 자극의 극점으로 치닫는 현재 영상물에 대해 “기존의 시대가 텍스트 위주의 문자언어 시대였다면 지금은 시각언어를 앞세운 영상의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 보는 것이 발달한 시대다. 사탄이 무엇을 건드리겠는가. 보는 것 바로 영상이다. 그 중심에 사진이 있다. 사진이 사탄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독사진도 기독문화사역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CCM 가수들이 타락한 사탄의 음악을 하나님을 찬양하는 음악으로 회복하는 것이라면, 기독 사진가들도 선정적이고 폭력적이고 허무적인 시각 자극들로부터 사진을 통해 위로와 평안을 얻고 더 나가 하나님을 발견하는 작품을 통해 하나님의 것으로 되찾는다는 이치라는 것. 그는 사탄에 의해 빼앗겼던 보는 것을 되찾아 올바른 것을 보게 하는 것이 기독 사진가들의 사명이라고 했다.

장 작가는 ‘관음’ 문화의 심각성을 우려하며 “우리 정신이 호흡하고 활동하는 공간인 문화가 오염되는 것에 우리도 모르게 익숙해져 가고 있기에 그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고 했다. “우리가 보면서 유혹받고 보면서 죄를 짓는다. 예수님께서 ‘오른 눈이 실족케 하면 그 눈을 뽑아 버리라’고 하신 말씀을 다시 되새겨 봐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했다. 그는 현재의 시대적 상황을 생각하면 사진을 단순히 취미로 즐길 틈도 없다고 말했다.

장 작가는 기독사진가협회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전에 상업사진을 했다. 패션사진 전공으로 상업사진 하다 보니 회의가 몰려왔다고 한다. “모델 촬영하는데 하나님이 창조하신 영과 혼과 인격을 찍는 것이 아니라 관능적인 모델 찍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죠.” 인물사진은 인간을 다루는 것으로 인간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기독 사진이 인간이란 무엇이냐에 대한 심오한 물음에 대한 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허무와 선정적 사진이 난무하는 시대, 소망과 내면의 아름다움 전할 수 있는 사진돼야

장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현대 사진의 경향은 대체로 차갑고 냉랭하고 허무주의적인 사진 일색이라고 한다. 모 유명 작가의 작품을 보면 뉴욕의 텅 비어 있는 거리를 주제로 도시의 그늘지고 어두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장 작가는 "소멸과 허무를 뜻하는 것으로 그것이 한계다. 그 이상의 답을 제시 하지 못하고 있다" 했다.

 ▲기독 사진가 장일암 씨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김정현 기자

그는 이런 흐름에 대해 기독 사진가들은 허무와 소멸이 끝이 아니라 그 이상의 대답을 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 가운데 기독 사진가들이 “이 세상에서의 삶이 끝이 아니라 죽음 이후 보이지 않는 영원의 세계가 있다는 것. 더 높고 고상한 차원의 삶을 작품을 통해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장 작가와 대화를 통해 그의 작품 세계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기독교적 시각으로 만들어진 그의 작품이 궁금했다. ‘어떤 기법으로 작품을 만들었느냐’고 묻자 사진의 데칼코마니를 이용한 대칭 이미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 쪽을 카피해서 대칭으로 갔다 부치는 것이다. 이미 미술에서 역사가 깊은 데칼코마니를 사진에 적용하는 것은 전혀 새로운 작업이 아니다.” 그는 기법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작품 속에 녹아 있는 하나님의 뜻과 영감을 더 드러내려고 했다.

그는 수년 전부터 수백 장의 사진을 재료로 데칼코마니를 실험하면서 단일 사진으로 나무랄 데 없었던 사진을 잘라내고 복사하고, 다시 대칭으로 이어붙이기를 하면서 융합과 조화를 꾀하는 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했던 충돌과 분열의 형상들도 많이 나타난다고 했다. 그는 “작품은 포토데칼코마니를 통해 분열과 대립이 아닌 융합과 조화의 형태를 취했다. 보통 10개 시도하면 1개 성공한다”고 했다.

장 작가는 현재 후배들에게 기독사진가로서 소양을 갖추기 위한 교육을 담당하며 그들과 함께 기독 사진에 대한 이론을 실행에 옮기는 방법론을 연구 하고 있다. 그는 기독사진가의 비전을 드러내며 “사진가 천만명중에 1%만이라도 바른 시각을 가진 깨어 있는 사진작가들이 문화계에 리더가 된다면 상업주의에 물든 문화를 하나님을 알게 하는 문화로 바꾸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소망을 드러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칠때 쯤 사진을 처음 시작할 때인 대학생 시절을 회상했다. 로마서에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게 되나니’ 라는 말씀을 읽고 사진을 통해서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표현하겠다는 막연한 소망이 있었다고 했다.  장일암 작가는 기독교사진가로 활동 하면서 막연했던 꿈의 실현을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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