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원 김영진 회장 ⓒ김진한 기자 |
문인이자 출판인인 성서원 김영진 회장(65,초동교회). 얼마전엔 <시와 에세이, 사진으로 개성 맛있게 보기>를 출간하기도 한 그는 책을 통해 또 한번 그의 시적 재능과 감각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특히 이런 그의 시적 재능은 무려 8년에 이르도록 모 신문사에 연재했던 그의 시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시 한편에 담을 수 있는 내용이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하지만 시인 김영진 회장은 한 구절, 한 구절에 혼을 담아 성서에 의해 승화된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현하는데 몰두했다.
이 시 한편을 쓰는데는 꼬박 반나절이 걸릴 때도 있었으며 때론 친한 벗을 뒤로한 채 시 창조(創造)에 매달려야 할 때도 있었다. 그렇게 힘들고, 어렵게 작성한 시지만 김 회장은 그 시를 해당 신문사나 출판사에 곧장 전달하는 법이 없었다.
그는 해당사에 송고하기 전에 자신의 선생들로부터 쓴 시를 검증받는 자리를 자처했다. 선생들은 다름 아닌 그의 문인 동지들. 소설가, 수필가, 시인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그의 동지들은 전문가적 입장에서 그의 시를 여과없이 비평했다. 말 그대로 그의 동지들 앞에서 시와 함께 김 회장은 벌거벗긴 채로 도마 위에 오르게 되는 셈이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자신의 작품에 대한 비평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시인으로서 8년전 그와 지금의 그는 사뭇 다르다. 어느때부턴가 검증에 검증을 거쳐 이제는 누구에게라도 인정받는 시인이 되었다.
피와 땀 그리고 기도로 쓴 그의 시들. 그가 정성들여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시들을 작성했던 이유는 뭘까? 지난 21일 만난 김 회장과의 만남에서 우연히 그 사연을 들어볼 수 있었다.
평소 기독문화 창달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문인이자 출판인으로서 기독문화에 기여하고자 1972년 ‘성서회’를 창립했다. 그는 이어 탁월한 글솜씨와 더불어 특유의 사업가 정신으로 기독 출판사 중에 몇 안되는 대형 출판사인 지금의 ‘성서원’을 일궈냈다.
그러나 기독 출판사 사장이었던 그는 ‘기독교’란 울타리 안에서만 문인 활동을 하기를 거부했다. 사회 일반 작가들과 어울렸던 그는 한 때 기독교가 아닌 일반 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즉, 그는 기독 문화의 전문성을 일찍부터 추구해 왔던 인물이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시는 기독인들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다. 성서란 틀 안에서도 그의 시는 일반인이 손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래서 나름의 감동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이 같이 성서에 의지해 지난 8년간에 걸쳐 피와 땀으로 쓴 그의 시들은 벌써 600여편을 넘어섰다. 김 회장은 자신이 쓴 시의 갯수를 헤아리며 충분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기자에게 ‘성서문화공원’이야기를 꺼냈다.
8년전에 경기도 고양시 한오동에 5천평의 부지를 사놓은 그는 이곳에 영혼과 대화하는 공간으로서 예수의 생애와 사상, 성경 66권의 전체 내용, 그리고 성경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 120명의 파노라마 같은 인간 군상들을 시비(詩碑)로 만들어 테마가 있는 공원을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사철에 맞는 각양각색의 꽃 길 그리고 은행나무 산책로만으로도 매력적인 공원에 곳곳에 시비를 만들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누구에게나 개방된 이곳에서 사람들은 영혼의 안식을 찾게 될 것이라고 김 회장은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사업자금. 지난해까지만 해도 많은 매출을 올렸던 ‘성서원’이었지만 올해부터는 매출액이 급감해 적자 폭이 늘어났다. 회사 형편이 어려우니 홀로 사업을 진행하기엔 더더욱 무리였다. 이에 김 회장은 “기독문화의 새 시대를 열어갈 동지들을 찾고있다”며 사업 동역자를 모집하고 있음을 알렸다.
그는 또 “하나님의 부름을 받기 전에 기독 문화에 기여할 만한 기념비적인 일을 해보고 싶었다”며 “이제껏 기독박물관이나 미술관, 전시회는 있었지만 성서문화공원의 테마인 시비공원은 없었다”고 주장, ‘성서문화공원’이 기존의 기독 문화공간과는 다른 특성화된 문화공간임을 강조했다.
한편 김 회장에 따르면 ‘성서문화공원’은 공원 명소일 뿐만 아니라 성경을 비롯한 각종 양서를 직접 구입할 수 있는 서점 및 기독교적 문화 공간, 경건한 묵상 및 기도 공간, 성서식물원 등도 갖추게 된다.